마피아 연루설등 풍운아
FBI, 미시간주서 수색작전
“지미 호파를 찾아라.”
연방수사국(FBI) 31년전 실종된 트럭노조 위원장의 시신을 찾기 위해 중장비까지 동원, 연 이틀째 미시간주 밀포트 타운십 인근의 한 농장 주변을 샅샅이 파헤치고 있다.
호파(사진)는 동부지역에서 활동하던 마피아들이 다투어 라스베가스로 세력권을 확장할 당시 노조원들의 연금을 빼내 이들의 뒷돈을 댔던 인물.
미국의 역대 노조 지도자들 가운데 가장 카리스마 넘치는 ‘폭군’으로 평가받던 그는 1975년 7월30일 2명의 마피아 간부들과 자신의 트럭노조 위원장 복귀 방안을 의논해야 한다며 집을 나선 뒤 행방불명됐다. 경찰은 블룸필드 힐스의 맨처스 레드폭스 식당 파킹장에서 호파를 보았다는 목격자들의 진술을 확보했으나 끝내 그의 행방을 찾지 못했다.
실종될 당시 그는 트럭노조위원장 직에서 축출된 상태였다. 호파는 트럭노조와 마피아 조직 사이의 관계를 조사하던 연방대배심의 배심원에게 뇌물을 제공하려다 체포돼 3년간의 실형을 살았는데 이 틈을 타 그를 노조 멤버에서 영구 제적시키는 ‘반란’이 일어났던 것.
범죄조직과의 결탁 의혹으로 연일 매스컴의 조명을 받으며 미국내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인물중 한 명으로 자리매김한 그의 갑작스런 실종은 무성한 추측을 자아냈다.
뉴저지주 이스트 러더포드의 자이언츠 스테디엄 엔드존에 매장됐다는 설에서부터 “무거운 돌에 묶인 채 뉴욕시 베라자노-내로우스 다리 밑으로 던져졌다”거나 “미시간주 캐들락의 공용 주차장 건설현장에 묻힌 뒤 시멘트로 덮였다”는 설에 이르기까지 온갖 으스스한 소문들이 나돌았다. 이같은 추측들은 한결같이 그의 실종 배후에 마피아가 도사리고 있다는 전제를 깔고 있다. 그의 실종사건을 다룬 수많은 책과 영화들도 마피아 쪽에 의심스런 눈길을 보내고 있다.
31년전에 일어난 사건이지만 당국의 수사도 간헐적으로 이어져왔다.
19일 진행된 수색작업을 진두 지휘한 테리 부스 연방수사국(FBI) 특별요원은 “지난 1982년 공식 사망 처리된 호파의 시신을 찾기 위해 2004년에도 디트로이트에 위치한 한 주택의 마룻바닥을 모조리 뜯었었다”며 “이번 작전은 믿을만한 제보에 근거한 것으로 유해 감식을 위해 고고학과 인류학 전문가들까지 동원했다”고 전했다.
한편 익명을 요구한 한 소식통은 “자신이 호파를 살해하고 시체를 처리했다고 주장해온 마피아의 살인청부업자 리처드 ‘아이스 맨’ 쿠크린스키가 지난 3월 사망했다”며 그가 숨지기 전 결정적 제보를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귀뜸했다.
<이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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