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을 열면 세상이 보인다’
▶ 미국은 지금 (America Now)
얼마 전에 LA 라디오 서울 강혜신 보도위원이 지난해 말 한국에서 출간했던『미국은 지금』이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책 표지에는 미국에서 15년 넘게 미국과 한국 뉴스를 비교, 분석해 온 언론인이 본 21세기의 미국이라는 글이 적혀 있습니다.
언론인의 시각을 통하여 본 미국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일반독자들이 읽어도 충분히 공감이 가는 미국의 이야기들이 담겨져 있는 책입니다. 그런데 책을 다 읽고 나서도 미국이 어떤 나라라고 딱 꼬집어 말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미국사람도 미국에 대하여 잘 알고 있지 못한다는 미국. ‘미국사람’이라고는 했지만 사실 어떤 사람이 미국사람인지 조차도 정의하기가 어렵습니다.
미국시민권을 가진 사람이면 다 미국사람인지, 아니면 미국시민권을 가지고 있어도 소위 말하는 WASP(White Anglo-Saxon Protestant)이 아니면 미국사람이 아닌 것인지…
그래서 그런지 저자는 이 책의 머리글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대통령 앞에서 다리를 꼬고 앉는 스태프들을 볼 때는 평등의 이미지가 떠오르지만 그들이 대통령에게 충성을 바칠 때는 통치자의 권위를 보게 되는 나라가 미국’이라고. 여러분들은 미국에 대하여 얼마나 알고 계신지요?
이민자가 이룩한 나라. 누구나 꿈을 이룰 수 있다는 나라. 그러나 더 이상은 적극적으로 이민자를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는 나라. 인권을 존중하는 나라, 그러나 보이지 않는 인종차별로 인하여 말 못할 고민을 하고 있는 나라.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여 언론의 힘이 막강한 나라.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에는 모든 언론이 미국의 국익을 먼저 생각하는 나라.
세계 경찰을 꿈꾸고 있다는 비난을 받는 나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을 비난하는 사람마저도 미국에서 공부하기를 원하는 나라. 에너지 소비가 많은 나라. 그러나 다른 나라의 에너지 소비를 제한하려고 노력하는 나라.
어떠한 일이든지 담당자의 권한이 최우선적으로 존중되고 있는 나라, 그러나 언제든지 직속상관으로부터 해고통지를 받을 수 있는 나라. 경찰과 소방관 그리고 미국을 위하여 전쟁터에 나가 싸웠거나 싸우고 있는 병사들이 존중되는 나라.
짧은 역사로 이렇다 할 역사나 전통을 내세우기 어려운 나라. 그러나 인류 역사상 로마제국 다음으로 전 세계국가들에게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나라.
이 책에는 이런 이야기도 있습니다. ‘미국은 이민자를 행복하게 하기 위해 이민을 받아들이기보다 미국을 더욱 행복한 나라로 만들기 위해 이민을 받아들인다’.
이 말이야말로 요즘 부시 행정부가 추진중인 이민정책을 가장 분명하게 설명해 주고 있는 말입니다.
앞으로 이민정책이 어떻게 바뀔 지 모르지만 저자가 간파한 위의 이야기는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미국이 이민자에 대해 겪어야 할 마지막 딜레마는 이민자를 대통령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지, 그 날은 언제쯤인지 하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저자가 언론인이어서 그런지 이 책이 다루고 있는 내용들에는 불필요한 말들이 끼어있지 않습니다.
이것은 아마도 저자가 객관적인 보도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 면에서 한국인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자녀교육과 미국의 교육제도에 대한 언급이 부족한 것이 아쉬운 면으로 남아 있습니다.
이 책과 함께 읽으면 좋을 책으로는 ‘김순덕의 뉴욕일기’라는 부제가 붙은『마녀가 더 섹시하다』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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