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시간주의 초미니 ‘Hell’시
100년만의 ‘666데이’ 관광객 유치
666 T셔츠·머그잔 등 6.66달러에
‘지옥의 패션쇼’등 볼거리도 마련
캘린더상의 날짜가 ‘악마의 숫자’와 동일한 배열을 이루는 2006년 6월6일(6-6-06)을 맞아 ‘지옥’이란 뜻의 마을명을 지닌 미시간주의 ‘초미니 도시’ 헬(Hell)이 들썩이고 있다.
디트로이트에서 서쪽으로 60마일 떨어진 이 마을의 시장이자 선물가게 주인 존 콜론은 “100년만의 첫 666-데이를 지옥에서 보내는 것만큼 흥미로운 일도 없을 것”이라며 5일 하루를 몽땅 손님맞이 준비에 쏟아 부었다.
그는 6일 자신의 선물가게를 들르는 관광객 전원에게 시장의 인장이 찍힌 ‘666-데이 지옥 방문증서’를 무료로 발급해 줄 예정이다. ‘지옥 방문객’들을 위해 정성 들여 준비한 ‘특선 기념품’들 가운데 그가 가장 큰 기대를 걸고 있는 품목은 666 T-셔츠와 머그. 각각 666개씩 한정 주문해 비축해 둔 T-셔츠와 머그의 개당 가격은 6달러66센트이다.
이외에 ‘지옥의 땅문서’도 제법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헬의 토지 1평방 인치에 대한 소유권을 인정하는 진품 땅문서의 가격 역시 거의 모든 다른 기념품들과 마찬가지로 6달러66센트로 고정되어 있다.
지난 며칠 동안 헬의 주민들은 이 곳을 ‘생지옥’으로 둔갑시키려 노력했다. ‘꼬마 악마들의 놀이터’를 꾸몄고 ‘지옥의 패션쇼’도 준비했다. 이 마을의 유일한 주점인 ‘댐 사이트 인’의 입구에는 시뻘건 지옥문의 불길이 그려졌다. 이 주점의 주인이 자신 있게 권하는 술은 ‘블러디 매리’보다 더욱 선명한 핏빛의 변형 칵테일 ‘블러디 데블’(Bloody Devil).
헬의 주민들은 라디오 방송국을 통해 거의 1년 전부터 멀리 샌디에고와 시애틀 등지까지 666-데이 관광객 유치작전을 벌여왔다.
콜론 시장이 헬리언스(Hellions), 혹은 헬-빌리스(Hell-billies)라 부르는 이곳 주민들의 수는 고작 72명. 물론 이 가운데는 마을 이름을 ‘악마의 숫자’와 결부시켜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하려는 이웃들에게 경멸 어린 시선을 던지는 사람들도 없지 않다. 주일마다 “아이들과 함께 꼬박꼬박 교회에 나간다”는 르테프는 “우리가 살고 있는 곳을 ‘지옥’으로 선전해 돈을 벌려는 발상 자체가 못마땅하다”고 볼멘 소리를 내질렀다.
이 마을의 공식명이 Hell이 된 데에는 두 가지의 설이 있다.
1830년대 이 마을에 첫발을 디딘 독일인 이민자들이 빼어난 경관에 감탄한 나머지 모국어로 “참 밝고 아름답다”(So schoene hel)고 외친 것이 그대로 이름으로 굳어 버렸다는 것이 첫 번째 설. 그러나 이보다는 두 번째 설이 훨씬 설득력이 있다. 미시간주가 미합중국에 편입된 직후 주지사가 헬의 첫 정착민인 조지 리브스에게 마을명을 정하라고 요청했다. 갑작스레 그럴싸한 이름을 생각해 내지 못한 리브스는 “나로선 지옥이라고 해도 상관없다”고 대답했고, 이것이 결국 마을의 공식 이름이 되었다는 것. 헬의 마을 이름은 1841년 10월14일에 공식 선포됐다.
<이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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