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스트 전문가의 몸값이 고공행진을 하면서 스카웃에 따른 잦은 이직으로 업무의 연속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부시 행정부가 각급교 학생들의 졸업시험 규정을 강화하면서 테스트 전문가가 한결 많이 필요한데 실제 이들 전문가를 구하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니다. 콜로라도 대학원생 조나단 윅스가 측정연구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스시얀 우는 쿠바의 야구 스타도 아니고 망명 음악가도 아니다. 그런데 뉴욕 주 교육부가 우에게 취업비자를 내주도록 연방정부에 요청하고 있다. 우가 탁월한 재능을 갖고 있다는 게 이유다. 우는 테스트 전문가다. 바로 이 능력 때문에 연방정부가 우에게 취업비자를 발급해야 한다는 게 명분이다. 미국엔 테스트 전문가가 태부족이다. 연방정부가 각급 학교 학생들에게 각종 테스트를 보라고 권고하고 있는데 정작 테스트할 전문가가 부족하니 우와 같은 전문가의 주가가 상종가를 보이는 게 하등 이상할 게 없다.
연간 응시자는 4,500만 명, 전문가 배출은 고작 50명 정도
연봉 20만 달러에 두둑한 보너스 ‘구애의 손길’
“최고 대우 해 주겠다” 현직 교수에게도 스카웃 제의
뉴욕주정부, 대만 출신 심리측정학 박사에 취업비자 스폰서
우는 심리측정학자다. 다시 말해 수학, 과학, 심리학 전문가이다. 시험문제를 출제하고 결과를 분석하는 능력이 빼어나다. 테스트 전문가를 구하기 어렵다보니 주정부는 물론이고 테스트 관리회사, 교육구 등에서는 연봉 20만 달러에 각종 보너스를 두둑이 준다며 적임자들에게 ‘구애의 손길’을 보내고 있다.
이처럼 테스트 전문가 품귀 현상이 빚어진 것은 부시 행정부가 제정한 교육관련 법규 ‘No Child Left Behind’의 결과이다. 심리측정학 전문가가 바로 테스트 전문가이다. 희귀한 분야이고 미국에서는 일반인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분야이다. 하지만 이젠 떠오르는 분야 가운데 하나이다. 대만 출신 우가 이 분야 전문가이다.
심리측정학 전문가들은 테스트를 개발하고 관리하며 테스트 점수를 매긴다. 또 어떤 테스트에 어떤 문제를 내고 답안지를 어떠한 형태로 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결정을 내린다. 이 분야 전문가는 연간 50명 정도 배출될 뿐이다. ‘No Child Left Behind’법이 제정되기 전에도 부족했는데 이 법규가 제정되면서 테스트가 증가함에 따라 테스트 전문가는 그야말로 귀한 몸이 돼버렸다.
우는 대만 출신이다. 영어 이름은 브라이언. 우는 지난해 6월 조지아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졸업 후 몇 개월 만에 뉴욕에서 연봉 7만4,597달러를 받는 직장을 구했다. 우는 “다른 일자리도 여럿 있었다”고 했다.
유사한 전문가들도 있지만 심리측정학 전문가로서 우의 입지는 확고부동하다. 수많은 학생들이 테스트를 치러야 하고 이를 관장할 전문가는 부족하니 당연하다. 그래서 뉴욕 주가 우의 취업비자 발급을 후원하고 있다. 전문가를 ‘모셔야’ 한다는 명분이다.
정부와 업계는 우와 같은 전문가를 금지옥엽으로 다룬다. 테스트 관리를 잘못해 유급학생을 잘못 선발한다거나 학교평가를 잘못할 경우 일파만파를 우려한 것이다. 완벽하고 깔끔하게 테스트를 관리하려면 그만한 실력이 수반돼야 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봉급이 사기업에 비해 적어 테스트 전문가 구하기가 더욱 어렵다. 가뜩이나 전문가가 부족한데 사기업, 연구소 등에서 한결 좋은 조건으로 데려가니 답답한 노릇이다. 연간 미국학생 4,500만 명이 테스트를 본다. 그러므로 테스트 전문가 부족현상은 연방 교육부의 현안이 아닐 수 없다.
정부가 장학금 마련해 테스트 전문가 양성을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테스트 전문가들이 보다 나은 조건을 제시하는 직장으로 철새처럼 옮겨 다니는 경우가 많아 업무의 연속성이 떨어지고 테스트 관리에 허점이 노출되기 십상이다.
테스트 수준 관리와 오류 점검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전문가가 진득하게 앉아있지 않게 이 직장 저 직장을 떠돌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한 전문가들의 부족으로 테스트 기준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대학원 졸업생들만 인기가 있는 것은 아니다. 현직 교수들도 스카웃 제의를 받는다. 마크 레케이스 미시건 주립대 측정학 교수는 “수개월에 한 번꼴로 사기업으로부터 같이 일하자는 제의를 받는데 조건이 아주 좋다”고 한다.
에드워드 뢰버 박사는 1976-1991년에 미시건 주정부에서 테스트 관리를 맡았었다. 3년 전 미시건 테스트 시스템에 문제가 발생해 정부 측이 뢰버 박사에게 “돌아와 달라”고 애원하자, 뢰버 박사는 연봉 11만4,305달러에 각종 보너스를 받는 조건으로 다시 공직에 들어갔다.
아울러 공무원 연금 혜택을 준다는 조건도 덧붙어 있다. 만일 뢰버 박사가 사기업으로 갔다면 보너스는 제외하고 연봉만 따져도 5만 달러에서 7만5,000달러 정도 많았을 것이다.
<뉴욕타임스특약-박봉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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