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 기자는 지난달 29일부터 5박6일간 한국기자협회(회장 정일용)가 주최한 제5회 재외동포기자대회에 참석했다. 19개국 70여 명의 기자들이 참가, 울릉도와 독도 그리고 설악산 등지에서 열린 이번 대회에서 재외 언론인들은 독도가 우리 땅임을 각자 거주국에서 적극 알리고 홍보한다는 방침을 선언했다. 본보는 2회에 걸쳐 독도를 부속도서로 관할하고 있는 울릉도의 이모저모와 이번 기자대회에서 독도영유권 분쟁과 관련한 ‘신한일어업협정의 체결배경, 문제점 그리고 대응방안’이란 주제로 발표한 외국어대 대외 부총장 이장희 국제법교수의 세미나 내용을 발췌 게재한다.
<편집자주>
묵호항에서 3시간 뱃길
포항과 후포, 묵호에서 출발하는 울릉도 취항 배편 가운데 우리 일행은 묵호에서 ‘씨 플라워’라는 여객선을 탔다. 3시간여(161킬로미터) 가량 항해한 70여명의 행사 참석자들은 대부분이 배멀미로 정신이 혼미한 상태에서 울릉도 도동항에 첫 발을 디뎠다.
기자의 경우 22년만에 다시 찾은 울릉도였지만 그 옛날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동네 곳곳이 새로운 건축물로 붐비고 있는 모습이 마치 어울리지 않게 과도한 분단장을 한 시골처녀를 연상케 했다.
하와이 섬에 살고 있는 주민의 한 사람으로 울릉도의 자연 환경은 별다른 매력을 느끼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하와이에서 느끼는 도시적인 친숙함이 아닌 숙성된 된장의 구수함을 느끼게하는 푸근한 그 무엇이 배멀미로 울렁거리는 여행자의 속을 다독거리는 듯했다.
기자대회 참가자 일원은 울릉도 유일의 생태 건축형 리조트라고 자랑하는 한 숙소에 여장을 풀고 이틀간의 일정을 보냈다.
울릉도 여행의 큰 축은 육로관광, 유람선 일주, 성인봉(984미터)등반으로 나뉜다.
기자들 대부분은 배멀미의 뜨거운 맛을 봐서 인지 육로관광을 신청했다.
운전기사의 편안한 여행안내로 참가자 대부분은 알면서도 모르는 척 가이드가 안내하는 곳곳에서 토산품도 사고 음식도 먹고 또 토속주도 기꺼이 마시며 여행 분위기를 돋우었다.
연 20만명의 방문객이 찾는다는 울릉도의 현재 주민들의 인구는 채 1만명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한때 잘 나가던 시절에는 3만여명까지 거주했지만 요즈음 동네 주민들의 인심은 한결같이 “옛날같지 않다”고 푸념한다.
울릉도에는 세 가지가 없다고 한다.
첫째 뱀이 없다고 한다. 하와이 같은 화산섬에다 뱀이 싫어한다는 향나무가 많아서라고 한다. 또한 도둑과 공해가 없다고 한다.
그런가하면 울릉도에는 다섯가지가 많다고 한다.
수질좋은 청정 지하수가 많아 울릉도 아낙들의 피부는 부드럽기가 그지없어 “정말로 거시기하다”며 가이드 아저씨는 목청높여 자랑한다. 그런가 하면 돌과 바람 여자외에도 향나무가 많아 각종 가정용품들이 향나무로 만들어지고 있다고 열변을 토한다.
울릉도의 번화가는 도동항과 저동항으로 나뉜다. 도동항에 도착한 배는 저동항에서 떠난다.
저동항 촛대바위 앞에 뻗어 있는 어판장에서는 싱싱하게 살아있는 오징어와 해삼, 멍게는 물론 성게를 즉석에서 회로 맛볼 수 있다.
이곳에서 장사를 하는 아주머니들은 한결같이 울릉도에는 도둑이 없어 특별히 문을 잠그고 외출하는 사람들이 없다며 도시사람들의 야박한 흥정에도 인상 찡그리지 않고 횟감을 풍성하게 내 놓는다.
도동항 중심 가파른 산등성이에는 독도박물관이 자리하고 있다.
박물관이 자리한 약수공원에서는 케이블카가 운행되고 있는데 케이블카로 타고 올라간 정상의 전망대에는 ‘독도방향 87.4킬로미터’라는 간판이 있고 앞으로는 도동항과 바다 뒤로는 성인봉 자락까지 빙둘러 있어 절대 경관을 자랑하고 있다.
울릉도의 오징어 잡이는 6월부터 본격 시작된다고 한다. 따라서 요즈음 시판되는 마른 울릉도 오징어는 지난해 준비한 것이지만 어느지역 것 보다 그 맛이 특출하다고 동네 촌부들은 자신있게 권한다.
이들이 전하는 맛있는 오징어 고르는 법은 “껍질이 흰색이 도는 것 보다는 붉은 색이 도는 것이 오래된 것이 아니다”고 귀띔한다.
자신들이 보듬고 있는 독도가 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는 아픔 덕분에 요즈음 특별히 성수기를 맞고 있다는 울릉도.
곳곳에 펼쳐지는 기암괴석과 어우러져 늠름하게 하늘을 향해 뻗은 수목들의 위상에서 한민족의 기상과 질긴 생명력을 느낀다.
<신수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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