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서만 보아왔던 ‘무에서 유를 창조해 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바로 옆에서 보고 있다는 사실이 즐겁다. ‘박병근구명대책위원회’ 사람들, 그 가운데에서도 데니스 정 변호사에게 기자는 빠져들려 한다. 기자가 취재원에게 특별한 감정을 갖는다는 것이 위험한 일이지만 ‘무에서 유를 창조하며 역사를 만들어 가는 사람’으로 데니스 정 변호사를 다시 바라보게 된다. 정 변호사는 추방만은 막아보자고 시작된 박병근 구명운동에서 가장 큰 골치거리였던 이민법 문제, 즉 추방위기를 적어도 12월까지는 전혀 걱정하지 않아도 되도록 만들었다.
아직 사건이 종료된 건 아니지만 그래도 그동안 언제 추방당할지 몰라 노심초사하는 마음으로 형사법을 준비하지 않아도 되며 경우에 따라서는 12월에 있을 형사법 재심결과에 따라 이민법과 형사법 두 마리의 토끼를 한 번에 잡을 수 있는 최상의 결과도 바랄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이런 기쁜 소식을 만들어가고 있는 장본인임에도 그의 표정은 언제나 무덤덤하다. 일이 잘 풀릴 때도 막막할 때도 항상 같은 표정이다. 부인 그레이스 정씨는 “남편은 매사 모든 사람들의 의견을 듣고 분석한 뒤 결정적일 때 자신의 의견을 밝힌다”고 말한다.
그의 차분한 성격 때문인지 이런 빅 뉴스를 알리는 자리도 지난 6일 한 식당에서 조촐하게 진행됐다. 얼마전 LA로 이주한 이채묵 전 사무총장이 있었으면 이런 빅 뉴스를 한인사회에 전하기 위해 멋들어진 기자회견 자리를 마련했음직한데 말이다.
이날 예상외로 좋은 소식을 전해들은 박병근 대책위원회원들은 저마다 한마디씩 중국계 정 변호사를 칭찬했다. 처음 박씨 구명운동이 시작될 당시 많은 변호사들이 가능성이 거의 없는 케이스로 여겼던 케이스를 무료로 맡아 지난 2년여 동안 꾸준히 일한 결과 이런 좋은 성과를 만들었으니 칭찬받아 마땅하다.
현재 데니스 정 변호사의 사무실에는 검찰에서 보낸 엄청난 분량의 박병근 케이스 관련 자료가 도착해 있다. 이 자료에 500달러를 지불했다고 하는데 장당 25센트를 부과한다고 하니 계산하면 2000페이지 분량이다. 앞으로 정 변호사는 이 방대한 자료를 면밀히 검토하여 오는 12월초에 있을 형사법 재심에 철저히 대비할 계획이라고 한다.
정 변호사가 방대한 자료를 검토하는 남은 6개월의 시간 동안 우리 한인들도 할 일이 있다.
다름 아닌 한인청년의 무료 변호를 맡고 있는 정 변호사가 성공적으로 케이스를 마무리 할 수 있는 자금을 마련해 주는 것이다. 마지막 남은 고지를 탈환하기 위해 충분한 화력을 지원하는 것이다. 정 변호사는 “12월초 보이드 박사를 하와이로 초청해야 하고 상황에 따라서는 다른 전문인들의 도움도 필요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보이드 박사와 같은 저명한 의사를 하와이로 초청하는 일은 비용 면에서 만만치 않다. 박병근 대책위원회에서는 이러한 지원을 원활하게 하기위한 자금마련을 위해 고심하고 있다.
아프카니스탄과 이라크 전쟁으로 인한 전쟁후유증으로 고생하는 군인들이 미국의 큰 사회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이때에 이번 박씨 케이스는 전쟁후유증을 겪고 있는 많은 이들에게 희망이 될 수 있다.
박병근 케이스를 담당하고 있는 기자의 한 사람으로 새 이민 200년 역사만들기 한 장을 멋지게 마무리하기 위해 한인사회가 박병근구명대책위원회 자금 마련 노력에 지원을 아끼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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