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을 열면 세상이 보인다’
▶ 맞다 맞어... 옛 공부의 즐거움
좋아하는 작가가 한 명 있습니다. 그의 글에는 감칠맛이 있어 글 하나 하나가 나의 잠들어 있는 의식 한 부분을 반드시 흔들어 깨우고는 합니다. 그를 알게 된 것은 한국의 대학에서 학부생들을 대상으로 교양과목을 가르칠 때, 학생들에게 필독서로 읽게 하던 책에서였습니다. 불과 한 두 줄로 밖에는 언급 되지 않은 이름이었지만 그 후로 나는 그 사람의 열렬한 팬이 되어 지금껏 그가 출간한 모든 책을 사서 읽고 있는 것은 물론 그가 이곳저곳에 열심히 기고하고 있는 글을 지금도 인터넷에서 열심히 찾아 읽고 있는 중입니다. 처음 그가 출간한 자서전 적인 내용의 책을 읽게 되었을 때, 확신한 것이 있었습니다. ‘곧 크고 유명한 작가가 되겠구나’. 그는 현재 한국에서 신화전문작가, 번역전문가로 필명을 날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는 신화와 번역의 분야에서 뿐 아니라 다방면에서 자신만의 독특한 인문학적 구어체 글쓰기로 하나의 문화상징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습니다. 어느 날 이던가요? 그의 글 한 꼭지를 찾아 읽고 있던 중에, ‘편집기자 출신의 어떤 사람이 최근 두 권의 책을 펴냈는데 아주 반응이 좋다며 자신도 그의 글을 자주 읽고 있다’는 글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이럴 때 그가 누군지 그리고 그가 출간한 책은 무엇인지 궁금해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의 글만 가지고는 그가 누구인지를 알 수 있는 단서가 잡히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글에 나타난 유일한 단서라고는 편집기자 출신, 블로그(blog), 두 권의 책이 전부였기 때문입니다. 블로그는 왜 들어갔을까요? 그 사람이 운용하고 있는 블로그 방문객이 자그만치 백만명을 넘어섰다는 글 때문입니다.
’조사 하면 다 나와’라는 요즘 한국에서 유행하고 있다는 유행어가 무색하게 나오지가 않는 것입니다. 이름을 모르니 조사해도 나올 리가 없었던 것이지요. 망연자실... 그러던 차에... 우연찮게도 인터넷에 올려진 기사 중에 ‘최근 블로그에 올려졌던 글들이 책으로 묶여져 나와 많은 사람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는 글에서, 찾고 찾았던 그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 순간의 기막힘이라니... 그 사람의 이름을 알고 인터넷 서점에서 그가 펴냈다는 책을 확인하고 지은이를 소개한 글을 읽어보니 ‘맞다. 맞어~’ 그동안 두통, 치통, 생리통에 시달린 것도 아니었는데, 나는 맞다, 맞어를 외쳤습니다.
찾고 찾았던 사람의 이름은 이상국. 두 권의 책 이름은... [러브레터 읽어주는 남자]와 [옛 공부의 즐거움]. 두 책 모두 자신의 블로그에 올렸던 글 모음집이다. 앞의 책은 책제목 그대로 연애와 관련된 저자의 감상과 느낌을 편지 형식으로 묶어 놓은 것이고 뒤의 책은 우리나라 시인들과 선비들이 남긴 시와 그림들을 중국의 고전들과 비교하여 엮어 놓은 책입니다. 부랴부랴 주문하여 지난 5월 한국에 나갔다가 들고 들어와 아끼고 아껴가며 읽어 보았습니다. 그 중에서도 특별히 [옛 공부의 즐거움]이라는 책은 그야말로 옛 공부의 즐거움을 느끼게 해 주는 책입니다. 고전연구라는 것이 고리타분한 것이 될 수도 있지만 작가의 상상력과 살아 숨쉬는 글쓰기를 통한 저자만의 새로운 해석은 읽는 사람들의 입가에는 웃음을 손으로는 무릎을 치게 만듭니다. 선비들이라면 그 시대의 지성인이었을 터인데, 지식인은 넘쳐도 지성인은 찾아 볼 수 없다는 요즘 인생을 마치 게임과 같이 호전적으로만 살아내려는 사람들이 읽고 인생이 주는 여유를 즐겼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옛 공부의 즐거움... 이 책을 통하여 그 즐거움에 한 번 빠져 보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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