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과 프랑스의 G조 예선 경기가 펼쳐졌던 18일 정오, 스테이플스 센터는 온통 한인 응원단으로 붉게 물들었다. <신효섭 기자>
“짝짝자∼짝자, 대∼한민국.”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입장을 기다리며 목이 터져라 응원을 하고 있는 붉은 악마들.
■스테이플스 센터
2시간전부터 장사진
짜릿한 동점골 순간
2만한인 감격 포옹
“Again 2002, 가자 16강∼.”
붉은 함성이 또 한번 LA 하늘에 울려퍼졌다.
합동응원전이 펼쳐졌던 스테이플스 센터는 경기 세 시간 전부터 붉은 악마로 붐비기 시작했다. 11시 출입문이 개방됐지만 이미 2시간전부터 한인들은 스테이플스 센터 앞 광장에 모여 “대∼한민국”과 응원구호들을 외치며 뙤약볕 아래 무더위도 아랑곳하지 않고 응원 분위기를 달궜다.
이날 2만 여명이 들어가는 스테이플스 센터는 붉은 복장의 한인 응원객들로 만원을 이뤘다. 가족끼리 친구끼리 혹은 연인의 손을 붙잡고 합동응원전을 찾은 한인들은 목이 터져라 한국의 승리를 응원했다. 백발이 성성한 할아버지·할머니부터 채 한국말을 배우지 못한 어린아이까지 한마음 한뜻으로 외치는 함성이었다.
전반 9분만에 프랑스에게 선제골을 내줬지만 응원은 그 때부터가 시작이었다. 토고전에도 선제골 후 극적 역전승을 만들어냈든 불굴의 한국대표팀을 굳게 믿는 12번째 선수들은 “괜찮아”를 연발하며 더욱 뜨거운 응원을 보냈다.
전반 중반 한국이 매서운 공격을 이어가자 응원단도 흥이 더했다. 한 곳에서 시작한 열광은 온 경기장을 돌며 파도응원으로 변했다. 후반에 들어서자 대형 태극기가 등장, 응원단의 손에 손을 통해 경기장을 돌았다. 축구로 하나가 되고 또 모두가 “대한민국인”임을 자각하며 훈훈한 감동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축구강국 프랑스의 벽을 실감하며 안타까운 마음에 가슴을 졸이던 후반 35분 터져나온 ‘영웅’ 박지성의 동점골은 이날 모인 관중에게 짜릿한 감동을 선사했다. 소리를 지르며 서로 얼싸안거나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혹은 박지성을 연호하는 스테이플스 센터는 말 그대로 격동하는 붉은 물결의 모습 그대로였다.
비긴 경기였지만 응원단에게 승리나 다름없는 극적인 무승부였다. 경기 직후 LA의 한인들은 뜨거운 박수로 힘겹게 싸운 한국대표팀을 격려했다. 일부 응원객은 자기 쓰레기 뿐 아니라 떨어져 있는 쓰레기까지 모아 경기장 관계자들을 웃음짓게 했다.
경기 직후 붉은 악마는 거리로 옮겨 또다른 응원을 펼쳤다.
자신의 자동차에 한국축구의 선전을 기원하는 격문을 쓰거나 태극기를 꼽고 혹은 창문을 통해 직접 태극기를 흔들며 타운을 누비는 젊은이들의 모습이 타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빠방∼빵 빵빵”하고 시끄럽게 울리는 클랙션 소리에 한인들은 이날만은 환한 웃음으로 화답했다.
<박동준·심민규 기자>
■스테이플스 센터의 말…말…말…
▲“프랑스 응원단석은 어디지요”(프랑스를 응원하러 스테이플스 센터를 찾았다는 프랑스인 가족)
▲“괜찮긴 뭐가 괜찮아”(선제골을 내주고 응원단이 ‘괜찮아’를 연호한데 화가 난 50대 한인남성)
▲“이거 공짜 아니에요”(스테이플스 센터 앞에서 티셔츠 팔던 상인, 한인들이 그냥 집어가자)
▲“손바닥만한 것 입고 어떻게 돌아다니지”(노출 심한 응원패션을 본 한 한인할아버지)
▲“남는 티켓 없나요?”(무작정 스테이플스 센터를 찾은 한 20대 한인남성)
▲“집안에 빨간 것은 다 들고 나왔어요”(머리부터 발끝까지 ‘붉은 악마 패션’을 하고 등장한 한 한인)
<심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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