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이석호 특파원.
이석호 특파원 ‘생생 월드컵’ <상>
지난 12일 저녁 7시 벨기에 브뤼셀의 중심가인 그랑플락스. 2002년 월드컵 당시 대형스크린이 설치돼 목이 터져라 응원을 펼쳤던 이 곳에 월드컵의 감흥은 없었다. 인근 레스토랑 ‘라 페티트 루’의 매니저는 쀼루퉁한 표정으로 “남의 축제가 돼 버린 월드컵 때문에 흥이 안 난다”며 월드컵의 주연 자리를 잃은 자국 축구대표팀에 아쉬움을 토로했다.
전세계 36개국 월드컵 전사들이 펼치는 화려한 골 연기에 유럽의 표정은 기묘하게 엇갈렸다. 월드컵 진출국과 비진출국,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상위계층과 그렇지 못 한 하위계층은 지구촌의 축제라는 월드컵을 서로 다른 시각으로 바라봤다.
월드컵을 개최하는 독일의 12개 도시는 24시간 눈을 감을 겨를이 없다. 일상이 멈춘 이 도시들은 월드컵의 조연인 응원단들에게 파티장으로, 축구경기장으로 때로는 집으로 껍질을 바꿔가며 숨을 헐떡거린다. 토고전 당시 붉은 악마 200여명의 숙소 프랑크푸르트 중앙기차역은 이탈리아와 미국팬에게 연이어 자리를 내주며 전세계 축구팬의 집을 자처하고 나섰다.
인구 50만명의 중소도시인 라이프치히는 모처럼 맞이한 외국인 접대에 들썩였다. 지역신문인 라이프치히거 볼크스자이퉁은 1면 제호 아래에 “환영합니다”란 문구와 인사를 한글로 집어 넣는 파격을 단행, 구 동독지역의 침루한 이미지를 탈피했음을 한국 관광객에 알렸다.
월드컵 본선 진출국인 영국과 체코 등 국가도 월드컵의 마력에 취해 있기는 마찬가지다. 영국의 히드로 공항은 월드컵의 모토인 ‘친구만들기’가 빈 말이 아님을 드러내 보였다. 엄숙한 영국인들이지만 월드컵 기간에는 자국 대표팀의 경기 결과를 화제 삼아 스스럼없이 친구가 되는 모습을 연출했다. 체코 프라하의 중앙 광장에서는 브라질, 프랑스 응원단과 붉은 악마가 “‘대한민국’이 대체 무슨 뜻이냐”를 화두로, 맥주 한 잔을 입가심으로 밤을 지새우기도 했다. 그러나 유럽 대륙의 절반은 애써 TV를 외면하며 월드컵에서 시선을 거둬 들였다.
오스트리아, 벨기에 등 월드컵 비진출국의 국민들은 이웃 독일에서 들려오는 탄성과 탄식을 애써 못 들은 척했다. 98년 월드컵 우승 후 추락을 거듭하는 프랑스대표팀에 실망한 파리지엥들도 냉정하게 레블뢰의 유니폼을 옷장 속에 쳐 넣기는 마찬가지였다.
하위 계층을 차지하는 유럽의 이민자들도 월드컵에 뜨뜨미지근하기는 매한가지. 축구의 쾌감보다 축구가 떨궈 줄 경제적 떡고물에 관심이 있던 이민자 소상인과 택시 운전사들은 생각만큼 장사가 안 된다며 고개만 연신 갸웃거릴 뿐 “월드컵에 큰 관심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택시 운전을 하는 이란계 이민자인 이데스 아흐마드는 “손님이 많은 것이란 기대 때문에 월드컵이 열리기 전 관심이 많았는데 막상 뚜껑이 열리자 현대자동차에서 기차역에 200대를 FIFA관계자에게 무료로 제공해 손님이 없어 실망했다”며 월드컵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그러나 유럽 대륙의 절반은 TV를 외면하며 월드컵에서 시선을 거둬들였다.
오스트리아, 벨기에 등 월드컵 비진출국의 국민들은 이웃 독일에서 들려오는 탄성과 탄식을 애써 못 들은 척했다.
98년 월드컵 우승 후 추락을 거듭하는 프랑스 대표팀에 실망한 파리지엥들도 냉정하게 레블뢰의 유니폼을 옷장 속에 처넣기는 마찬가지였다.
하위계층을 차지하는 유럽의 이민자들도 월드컵에 뜨뜻미지근하기는 매한가지. 축구의 쾌감보다 축구가 떨궈줄 경제적 떡고물에 관심이 있던 이민자 소상인과 택시 운전사들은 생각만큼 장사가 안 된다며 고개만 연신 갸웃거릴 뿐 “월드컵에 큰 관심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택시운전을 하는 이란계 이민자인 이데스 아흐마드는 “손님이 많을 것이란 기대 때문에 월드컵이 열리기 전 관심이 많았는데 막상 뚜껑이 열리자 현대자동차에서 기차역에 200대를 FIFA 관계자에게 무료로 제공해 손님이 없어 실망했다”며 월드컵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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