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위크, 미국인 1만명 지옥관 조사
보수주의자 46%·진보파 28%
“난 지옥 떨어질 염려 없어”
구원조건 믿음·선행 신구교도 판이
“단테의 ‘신곡’ 읽어봤어? 뭐 다 읽을 필요는 없고 ‘지옥’편만 읽으면 돼. 어차피 당신이 가서 살 곳이니까 미리 알아두는 게 좋지 않겠어?”
어느 소설에서 아내가 남편에게 던지는 가시 돋친 충고다.
이와 비슷한 독설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가며 한평생을 보낸 ‘죄 많은 중생’이라면 사후의 세계에 슬며시 두려움을 느낄 수도 있다. 정말 지옥이 존재하는지, 존재한다면 사후에 ‘남행 열차’를 타는 죄인들은 도대체 어떤 사람들인지 궁금해질 것이다.
유력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26일자 최신호에서 Beliefnet이 회원 1만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서베이 결과를 인용, 이같은 ‘원초적 질문’에 대한 신앙인들의 반응을 소개했다.
온라인 종교 매거진인 Beliefnet는 남녀 조사 대상자들을 이념적 성향과 종파에 따라 보수주의자와 진보주의자, 개신교와 가톨릭 등으로 분류한 후 지옥에 관한 여러 가지 질문을 던졌는데 그 첫 번째가 “당신이 지옥으로 떨어질 가능성은 얼마나 된다고 생각하느냐”였다.
이에 대해 스스로를 보수주의자로 규정한 응답자의 46%가 “전혀 없다”고 자신 있게 대답한 반면 진보주의자를 자처한 응답자들의 28%만이 같은 반응을 보였다.
또한 ‘거듭난 기독교인’들의 55%가 예수를 영접해 구원을 얻었으니 아랫동네로 떨어질 염려가 없다고 확신한데 비해 ‘남행 열차’를 타지 않을 것으로 확신한 가톨릭 신자의 비율은 21%에 그쳤다.
후속 질문으로 “주변에 지옥행이 확실시되는 사람들이 있는가”를 묻자 남성의 61%, 여성의 54%가 “그렇다”고 답변했다. 뉴스위크는 “성별로 볼 때 남성들 사이에 주변인들을 평가하고 단죄하려는 경향이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번 조사결과는 이같은 가설을 뒷받침해준다”고 설명했다.
또 한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확실히 지옥에 갈 사람을 알고 있다”고 밝힌 응답자의 25%가 ‘남행 영혼’으로 자신이 속한 가족의 일원을 지목했다는 점이다. 이처럼 가족 중 누군가를 ‘지옥 예비주민’으로 점찍은 사람들 중에는 여성이 많았으며 이들 대다수는 지옥을 ‘신과 격리된 영적 상태’로 파악하기보다 ‘악마가 영구히 지배하는 물리적 장소‘로 믿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뉴스위크는 “상대적으로 가족과 많은 시간을 보내는 여성은 남편이나 자녀들 가운데 누구엔가 영원히 벌을 주고 싶을 만큼 서운한 감정을 가질 수 있다”며 “이들은 지옥을 실재하는 공간으로 믿는게 아니라 믿고 싶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Beliefnet이 이번 설문조사에서 제기한 가장 까다로운 질문은 “신앙과 선행 가운데 어느 쪽이 영혼 구원에 더 큰 역할을 하는가”였다. 이는 지난 수세기 동안 신학자들 사이에 논쟁을 불러 일으켰던 핵심 ‘화두’이기도 하다.
이 마지막 문항에 대해 개신교 신자들의 60%, 가톨릭 신도의 19%가 “영혼이 지옥불에 던져지는 이유는 올바른 신앙을 갖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입장을 취했다. 이와 반대로 가톨릭 신도의 80%와 개신교도의 40%는 ‘비윤리적 행위’를 지옥행의 주된 이유로 꼽았다.
<이강규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