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美 편중 외교 정당화…日, 이란 제재에 동참키로
북한의 핵ㆍ미사일 위협으로 미일동맹이 더욱 굳건해지고 있는 양상이다. 특히 북한의 위협은 일본 내에서도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의 ‘미국편중 외교’를 정당화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층 강화된 미일동맹의 모습은 29일 개최되는 미일 정상회담에서 가장 상징적으로 연출될 것 같다. 고이즈미 총리는 재임 중 치르는 마지막 미일 정상회담에서 일본과 미국의 일체화를 과시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 성명에는 자유와 민주주의의 가치를 공유한 ‘세계 중의 미일동맹’이 모든 분야에서 연계한다는 것을 선언하는 내용을 담게 된다. 양국 정상은 특히 북한이 진행하고 있는 장거리 미사일 대포동 2호의 발사준비를 즉시 중단하는데 합의하는 등 대북 압박의 강화를 위해 공조하는 모습을 강조할 예정이다.
양국 정부는 또 23일 미사일방어(MD)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키로 하는 협정문에 서명했다. 이 협정문은 일본이 자국의 MD 기술을 미국에 이전하는 것을 허용하는 조항도 포함하고 있다. 결국 현실적인 북한의 위협이 평화헌법을 토대로 일본이 오랫동안 지켜온 무기수출금지 정책을 자연스럽게 뒤집을 수 있게 하는 명분을 제공한 셈이 됐다.
양국 정부는 MD 협력을 확대하는 차원에서 아오모리(青森)현 미군기지의 고해상 ‘X_밴드 레이더’를 일본측 기지로 이전하는 등 미일 군사 일체화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이밖에 일본정부는 이란이 핵개발을 강행할 경우 미국이 주도하는 ‘다국적 제재’에 동참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정상회담의 공동성명에 이란 핵 문제를 둘러싸고 양국이 연계해 대처한다는 것을 명기할 예정인데, 이는 주요 석유 수입국인 이란으로부터의 경제 보복을 각오하면서까지 미일동맹을 한층 강화하려는 노력의 일면이라고 할 수 있다.
AP 통신은 북한의 위협과 미일동맹과의 상관관계에 대해 “평양의 위협이 중무장한 주일미군의 주둔을 합법화하고, 일본의 방위력 증강을 고무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쿄=김철훈특파원 chkim@hk.co.kr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