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이기창 특파원 =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간의 어울릴것 같지 않은 `카우보이-사무라이’식 우정은 하나의 사례 연구감이라고 미국 언론이 평가했다.
부시 대통령은 카우보이 스타일인데다 고이즈미 총리는 사무라이 타입으로 큰 차이가 있는데다 두 사람은 언어가 통하지 않아 좀처럼 어울릴 것 같지 않아 보인다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은 자기 주장이 강하고, 좀처럼 실수를 인정하려 하지 않는 등 기질이 비슷해 이를 바탕으로 지난 5년간 국가지도자들간의 관계로서는 유례없이 두터운 우정을 쌓은 것으로 평가된다.
또 이들 두 지도자간의 개인적 우정이 양국의 외교정책에 미친 깊은 영향은 하나의 사례연구감이라고 워싱턴 포스트는 지적했다.
이들 두 지도자의 개인적 친분이 시작된 건 2001년 캠프 데이비드 별장 만남에서부터로 꼽힌다.
이 때 두 지도자는 부시 대통령이 좋아하는 카우보이 부츠와 벨트 복장에, 서부극 `하이눈’ 이야기를 하면서 급속히 가까워졌고, 오후엔 함께 밖으로 나가 야구와 `캐치 볼’을 즐기는 사이가 됐다.
이후 부시 대통령이 고이즈미를 크로퍼드 목장으로 초대했을 땐 수영장에서 두 사람이 통역만 사이에 둔 채 여러 시간 담소를 나눴고, 부시는 일본 답방 때 고이즈미에게 카우보이 부츠를 선물했다.
고이즈미는 부시 대통령을 공박한 마이클 무어의 `화씨 9.11’을 보지 않겠다고 선언해 부시를 즐겁게 했고, 지난해 영국 글렌이글스 G8정상회담에서는 애창곡인 엘비스 프레슬리의 ‘난 널 원해, 필요로 해, 사랑해’(I Want You, I Need You, I Love You)라는 노래로 그를 감격시켰다.
고이즈미는 부시 대통령과 미국의 외교정책에 대한 세계 각국 지도자들의 지지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우직하게 그를 지지하는 지도자 중의 하나라고 AP통신은 평가했다.
고이즈미 총리가 이처럼 부시 대통령과 가까워진건 두 사람의 기질이 비슷한 이유도 있지만 아시아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기댈 곳은 태평양 건너 초강대국 미국 밖에 없다는 판단 때문이었을 것으로 풀이된다.
고이즈미 총리의 오카모토 유키오 전 외교보좌관은 ‘중국이 아시아의 정치적 헤게모니를 행사하고, 이웃 나라들이 점점 일본과 멀어지는 가운데 일본의 강력한 친구는 미국 밖에 없다는걸 고이즈미는 누구보다 확실히 간파했다’고 말했다.
부시 행정부로서도 일방적으로 일본 편을 듦으로써 아시아 국가들, 특히 한국과 소원해질 수 있었지만 기꺼이 이 같은 위험을 택했으며 이는 고이즈미 때문인 측면이 다분하다고 워싱턴 포스트는 분석했다.
lk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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