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 면역체계‘건강 엘리트’있다
양성 반응자의 0.33%
학자들 연구 진행
매트 트레이윅(46·사진)은 한때 잘나가던 컴퓨터 전문가였다. 동성애자인 그는 1970년대 후반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일대에서 파트너를 바꿔가며 생활하다 이후에는 한 파트너와 관계를 맺었다.
파트너와 헤어지고 직업도 잃으면서 마약에 손을 댔고 급기야 홈리스로 전락했는데, 21년 전인 1985년 에이즈 양성반응이 나왔고 절망의 상태에 빠졌다. 하지만 그는 이후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치료받지 않았음에도 여전히 건강하다.
이처럼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양성 반응자이면서 특별한 치료를 받지 않고도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는 희귀 면역체계의 환자들이 에이즈 관련 학자들의 주요 연구대상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LA타임스가 최근 보도했다.
항체 테스트 결과는 바이러스가 잠복해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입증하고 있지만 면역 체계는 이 바이러스를 매우 효과적으로 낮은 수치로 통제하고 있는 이들을 에이즈 연구 학자들은 `엘리트 컨트롤러’라고 부르고 있다.
모든 논리와 예상을 뒤엎는 이들 `엘리트’는 매우 희소해 전체 양성 반응자의 0.33%, 약 2,000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하버드 의대의 브루스 워커 교수는 “사실 우리는 아직도 이들 ‘엘리트’가 어떤 이유로 면역이 되고 있는지에 대해 아는 게 없다”면서 “이 문제를 해결한다면 에이즈의 확산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현재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 주립대(UCSF)는 50명의 `엘리트 컨트롤러’를 대상으로 연구를 계속하고 있는데, 이들 중 절반 가량이 예상대로 면역세포인 T세포의 강력한 반응아래 바이러스를 조절하고 있었고 나머지 절반은 T세포의 변화가 없었다.
이처럼 학자들이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이들 `엘리트’ 그룹에게도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들은 대부분 양성반응자라는 사실을 통보 받고 오래도록 절망의 세월을 보낸 뒤 자신의 몸에 커다란 변화가 없는 것을 깨달은 뒤에야 바이러스를 이겨낸다는 것을 깨닫는다.
역시 게이인 카이 브라더스(43)의 경우 웰스파고 은행 컴퓨터 기술자로 일하던중 1989년 양성반응을 통보 받았다. 병들지 않을까, 시한폭탄이 언제 터질까 등으로 고민하던 그는 장래를 알 수 없어 결국 직업을 포기하고 퇴직금을 타내 유럽 여행을 다녀온 뒤 검사한 결과 T세포가 평균치를 약간 밑돈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는 “이런 감정을 한편으로 괴롭지만 한편으로는 즐겁다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서 “끝 모를 절망감 속에 황폐해져 있는 상태에서 살아남는 것도 사는 것이라고 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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