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신입생수·졸업률 모두 앞서
졸업을 앞둔 노스캐롤라이나대 남학생 릭 콘. 그는 “나는 저항이 가장 적은 길을 택한다”면서 “올 여름에도 가장 쉬운 4과목을 찾아다녔다. 그것만하면 8월에는 졸업할 수 있는 게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렇다고 해서 콘이 학업에 무관심한 것은 아니다. 그는 경제학에 흥미를 느끼고 있고, 그 분야의 석사학위를 따고 싶어한다. 그러나 다른 과목들은 “A학점이든 B학점이든 무슨 차이가 있느냐”며 그렇게 공을 들일 필요는 없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러나 여학생들은 콘처럼 생각하지 않는다. 여학생들은 학점에 좀더 신경을 쓰고 공부도 더 열심히 하고 있다는 것.
여성들이 대학 캠퍼스의 다수가 된 지 4반세기가 지난 지금 남성들은 수에서도, 학업성적에서도 여성들에 뒤쳐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지난 8일 보도했다. 성차별이 사라지면서 여성들이 훨씬 강해지고 학업 성취에 있어서도 남학생들을 넘어서고 있다는 것.
교육부 통계에 따르면 남학생은 인종과 관계없이 여학생보다 학위를 딸 가능성이 낮고, 학위를 따더라도 정상적인 기간에 학위를 딸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점 역시 남학생들이 여학생보다 나빴다.
또 전국 규모로 실시한 두 개의 조사 결과를 봐도 남학생들은 여학생들에게 비해 사회활동은 더 하지만 공부는 덜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고 남학생들이 과거에 비해 못한다는 것은 아니다. 대학에 진학하는 남학생들은 늘어나고 있고, 남학생들이 20년 전에 비해 대학을 졸업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지만 여학생들이 더 열심히 하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
물론 재산 정도에 따라 남녀간 대학진학 비율이 다소 차이가 있고, 학사학위 수여도 백인과 흑인, 히스패닉간에 성별 차이보다 더 큰 차이가 있는 게 사실이다.
교육 전문가 재클린 킹은 그러나 “전반적으로 볼 때 어떤 특별한 그룹에서건 흑인과 백인, 부자와 가난한 자의 차이가 남학생과 여학생간의 격차를 좁히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하버드대의 경우 올 봄에 여학생의 55%가 학위를 받고 졸업한 반면, 남학생들은 간신히 50%를 채웠고, 플로리다 애틀랜틱 대학도 올 졸업생의 64%는 여학생이었다.
물론 컴퓨터 과학, 엔지니어링, 물리학 등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남학생들도 있다.
지난해 신입생 가운데 남학생이 36%에 불과했던 아메리칸대학 3학년생 트레비스 로스웨이는 “과거에는 남성이 우월적인 존재였지만 이젠 여성들이 가정에서 벗어나는 등 성 역할이 변하고 있다”면서 “남성들의 성공하려는 의지가 변화된 게 아니라 여성들이 더 노력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웨스트 버지니아 셰난도 대학이 남학생 유인책으로 신설한 풋볼부의 선수들이 몸을 풀고 있다. 대학생들의 성비가 여초 현상을 보이면서 남학생 확보에 애를 먹고 있는 소형 대학들이 다투어 풋볼부를 신설, 남학생 유치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최근 전국규모의 조사에 따르면 여학생들은 숫자만 많은 게 아니라 학업 면에서도 남학생들에 비해 월등한 성적을 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 뉴욕타임스 본사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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