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회 ‘시카고의 맛’(Taste of Chicago) 먹거리의 축제가 62개의 참가 식당, 300개 이상의 메뉴를 갖고 지난달 30일부터 7월9일까지 열렸다. 이 축제의 역사보다 더 오랜 세월을 시카고 근교에 살아온 나는 이번에 처음으로 맛의 축제에 참가하여 보았다. 장소는 예년과 같이 미시간 호변을 따라 ‘그랜트 팍’에서 열렸는데 미식가로 자처하는 많은 사람들이 구름같이 몰려들었다
서울 시내 복잡한 명동의 인파보다도 더 많은 사람들의 물결이 하나같이 한 손에 먹거리들을 들고 걸어가며 먹기도 하고 잔디에 앉아 대화를 나누며 먹기도 했다. 지상 최대의 가족 피크닉장임에 틀림이 없고 걱정거리 하나 없는 맛과 행복의 천국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음식은 현금으로는 사 먹을 수 없고 7달러짜리 티켓을 원하는 만큼 구매하여 음식을 살 때마다 티켓을 잘라 지불해야 했다. 대부분의 참가 식당들은 1달러~1달러50센트의 맛보기 음식을 소개했다.
수많은 쓰레기통과 곳곳에 설치되어 있는 간이 화장실들의 숫자에 놀랐고, 참가 식당들이 음식 재료를 보관하기 위한 트레일러들이 그렇게도 많은데 놀랐다.
안전을 위하여 수많은 경찰관들, 응급환자 발생에 대비, 비상 대기하는 앰뷸런스들, 미아보호소도 빈틈이 없다. 시카고 선타임스 보도에 의하면 이 축제기간에 미아가 72명이 생겼는데 6세 남아 한 명이 부모가 나타나지 않았었는데 그 어머니가 나중에 경찰에 자수하였다 한다. 은행에서 나와 크레딧 카드 가입자를 모집하는 것이 이색적이었고 육군 모병소와 복권 판매소까지 설치되어 있었다.
미시간 호수 방파제 위에 앉아 망중한을 즐기며 호수 위의 그림 같은 하얀 요트들을 바라보았다. 가슴을 펴고 두 팔을 벌리면 바다 같이 넓은 미시간 호수에서 어머니 같이 포근하고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나의 폐부를 부풀렸다.
물새들과 하얀 요트들을 배경 삼아 몇 장의 사진을 찍고 먹거리 장터로 되돌아왔다. 참가 음식점들은 상호명과 주소를 표기해 놓고 축제가 끝난 후 그 맛을 잊지 못하는 고객들의 직접 방문을 유도했다. 몇 해 전에는 참가했던 한국 음식점이 요즈음은 불참하여 한 가닥 아쉬움을 남겼다.
윤효중
시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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