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토맥 칼럼
▶ 문석호 <한국무엽협회 미주본부장>
요즘과 같이 삼복더위를 맞는 시기에는 누구나 바닷가 성지를 방문하는 것을 싫어합니다. 아니, 싫어한다기보다는 무서워하시는 것 같습니다. 왜 이 성지를 무서워하실까요? 성지에 사람들이 무서워할 커다란 동물이 생겨서 그럴까요? 그것 역시 아닙니다. 그렇다면 왜 성지를 무서워할까요?
바로 여름의 불청객 모기 때문입니다. 우리 고향 근처 남양 성지에도 인근 바닷가를 끼고 있는 모기가 얼마나 독한지 그 추억이 떠올리기조차 싫을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이곳의 모기에게 한번 물리신 분들이 얼마나 힘들어하시는지 모릅니다. 순식간에 부어오르면서 심한 간지러움을 느끼게 됩니다. 그래서 십자가의 길 기도를 하고 나면 대부분 순례자들이 “모기 때문에 여기 못 오겠어요. 왜 이렇게 모기가 많아요. 저 십자가의 길 기도를 하면서 다섯 번 이상은 물린 것 같아요”합니다. 모기에 물리면 뇌종양을 유발하는 뇌염에 감염되는 건 아닌지 여러 가지로 별 생각이 다 들 때도 있습니다.
그러면 성지의 봉사자들이 모기에게 물렸을 때 바르는 약을 주면서 친절하게 이야기를 건넵니다. “저는 이곳에서 매일 다섯 번 이상 물리면서 살고 있습니다”고 봉사자분들이 말씀해 주십니다. 봉사자들 말씀은 특히 자면서 물리는 경우에는 긁기 때문에 여러 군데가 퉁퉁 부어 올랐다고 하시면서 모기에게 물렸을 때, 제일 좋은 방법은 긁지 않고 가만히 놔두는 것이라고 이야기를 덧붙여 주시곤 한 기억이 새롭습니다. 간지럽다고 손으로 심하게 긁으면 그 순간은 시원하겠지만, 그것이 해결방안이 아니었음을 금방 느끼게 되지요. 더욱 더 가려워지는 것은 물론, 물린 부위가 더욱 더 부어오르거든요. 이렇게 부어 오른 과거의 추억을 회상하니까 문득 이런 생각이 듭니다.
우리들의 일상 생활 가운데에서도 정치가 되었든, 경제가 되었든 가정의 사소한 가사일이 되었든, 때로는 긁지 말고 보이지 않는 손의 힘(Invisible hand)에 맡기는 것이 제일 좋은 처방임에도 우리 모두 그 사실을 너무나도 자주 잊고 남에 대해서 불필요한 많은 이야기들을 하고 있습니다. 부정적인 말, 다른 사람의 지위를 깎아 내리는 말들……. 제일 재미있는 것이 남에 대해서 말하는 것이라고도 하지만, 그렇게 말하고 나면 자신의 마음이 편한 것이 아니라 그런 말들은 내부의 분열만을 가져올 뿐이며, 모기 물린 데를 긁어서는 안 되는 것과 같은 결과를 가져올 뿐인데 말입니다.
때로는 긁지 말고 무관심 전략으로 일관하면 상대방이 저절로 망하거나 더 이상 부풀어오르지도 않아 무리한 대응 전략을 구사하는 경우 발생되는 예산도 절감할 수 있고 불필요한 잡음과 오해, 내부 분열을 방지할 수 있으므로 모두에게 유익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모두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정신에 입각하여 때로는 우리 자신을 낮추고 말을 아끼며 무관심으로 일관하여 명랑한 사회를 만들어가야 하겠습니다.
문석호 <한국무엽협회 미주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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