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는 全軍에 경계령...확전 우려 증폭
유엔 레바논 평화유지군 관련 회의는 무기 연기
(예루살렘.유엔본부AP.로이터=연합뉴스) 레바논 카나 참사 사건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과 즉각적인 휴전 압박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이 헤즈볼라와의 휴전을 일축한데 이어 대(對)레바논 지상군 공격강화안을 승인함에 따라 레바논 유혈사태 해결이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특히 헤즈볼라의 주요 후원자로 지목돼온 시리아가 전 군(軍)에 전투준비태세 강화를 지시한 것으로 밝혀져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간 진행되고 있는 무력 충돌이 이웃국으로 확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는 31일 남부 레바논 카나 마을에서의 민간인 학살 사건에 대해 사과하면서도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와의 휴전은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나아가 이날 열린 이스라엘 안보 각료회의에서는 레바논에 대한 지상군 공격 강화 방안을 승인했다.
올메르트 총리는 안보 각료회의 개최 직전 이스라엘 시장들과의 면담에서 휴전은 없으며 앞으로도 휴전은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두려움과 불안함, 그리고 공포와 고통, 눈물, 유혈이 우리의 앞을 기다리고 있지만 포기하지 않고 멈추지 않으며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카나 참사와 관련해 민간인과 노인, 어린이들의 죽음에 대해 마음속 깊은 곳으로부터 사과한다면서 그들에게 해를 끼치거나 죽음을 안길 의사가 없었으며 그들은 우리의 적이 아니었다고 애도의 뜻을 표했다.
하지만 올메르트 총리는 다른 어느 나라도 지속적이고 이유없는 공격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로 인해 촉발된 국제사회의 즉각적 휴전 요구를 일축했다.
아미르 페레츠 이스라엘 국방장관도 이날 의회에서 이스라엘은 헤즈볼라에 대한 공격을 확대할 것이며 이스라엘 군은 정부가 세운 목표를 완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하고 그러나 어린이를 포함해 50여명의 희생자를 낸 레바논 카나 마을 참사로 48시간 동안 공습을 중단했지만 즉각적인 휴전은 수용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날 안보 각료회의에 참석한 한 관리는 회의에서 지상군 공격 확대 방안이 가결됐지만 국제평화유지군 도착 전까지 교전을 멈추는 방안은 부결됐다고 밝히면서 이스라엘 군은 공습 중단을 선언한지 48시간이 지나면 다시 총력을 기울여 공습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시몬 페레스 이스라엘 부총리 역시 헤즈볼라가 이란의 통제를 받고 있다고 주장하며 헤즈볼라를 중동 지역 안정에 위협을 주는 존재로 인식해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개최한 회의에서 페레스 부총리는 납치된 이스라엘 병사를 구출하고 헤즈볼라를 남부 레바논에서 몰아내는 등의 전술적 목표가 있다면서도 더 지속 가능한 결과를 얻기 위해 중동 지역을 더 넓게 봐야 한다는 (미국) 대통령의 의견에 동감한다고 말했다.
페레스는 헤즈볼라뿐 아니라 시리아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도 이란의 지원 아래 움직이고 있다고 강변하면서 레바논 국민들과 헤즈볼라에게 갖고 있는 로켓을 버리거나 집을 떠나라고 말해왔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이날 유엔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레바논 평화유지군 관련 회의가 무기한 연기되며 중동 문제 해결 전망에 또 다른 먹구름을 드리웠다.
한 유엔 관리는 폭력을 종식하기 위한 정치적 투명성이 더 확보될때까지 회의를 연기하기로 했다며 일부 회의 참가자들이 이번주내 회의 재개를 시도했지만 언제 회의가 열릴지조차도 불투명하다고 설명했다.
이날 이스라엘이 내세웠던 공습 중단시한 48시간이 채 지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남부 레바논에서의 포성은 멈추지 않았다.
헤즈볼라가 이날 타이베 마을 인근에서 이스라엘 전차 2대를 공격하자 이스라엘은 지상군 지원을 위해 공군을 투입, 헤즈볼라 민병대원들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지역에 공습을 가했다.
헤즈볼라는 또 항구도시 티레 연안에서 이스라엘 전함에 미사일을 명중시켰다고 주장했지만 이스라엘측은 이를 부인했다.
한편 시리아가 레바논 사태와 관련해 전 군에 경계령을 내리면서 전쟁이 확대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시리아 공영 SANA통신은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이 계속되는 것과 관련해 전 군에 전투준비 태세 강화를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smi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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