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운 인근 병원
자살기도 입원환자
대부분이 한인들
LA카운티에서 사건사고로 숨진 한인 4명중 1명은 자살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타운인근 한 종합병원 응급실을 찾는 자살 시도자 모두가 한인으로 밝혀져 한인사회의 종합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올해 LA카운티 검시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사건 사고로 숨진 전체 한인 사망자 대비 자살자 비율은 2004년 25.6%, 2005년 22.4%였다.
이는 LA카운티 평균 7.4%에 비해 3배 이상 높은 수치이며, 민족성이 비슷한 아시아권의 평균 13.4%에 비교하더라도 2배에 육박하는 수치다. 이처럼 높은 수치는 실제 자살미수로 병원을 찾는 한인환자 실태를 통해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한인사회와 친숙한 굿사마리탄 종합병원측에 따르면 지난 6개월간 자살미수로 이 병원 응급실을 찾은 한인들은 약 30여명. 한 달에 5명의 한인이 자살을 기도하고 있는 셈이다.
이 병원 홍보를 맡고 있는 헤티 손씨는 “백인이나 히스패닉 자살기도 환자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며 “LA의 인구 구성을 감안할 때 한인들의 자살기도 비율은 다른 민족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또 “한인사회가 자살의 심각성을 잘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자살을 막기 위한 사회적 예방장치가 부족하고 관련단체에 대한 지원이 부족한 것도 우리의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병원측이 공개한 한인들의 자살기도 유형을 살펴보면 70% 이상이 음독, 약 20%는 흉기를 이용한 자해였고, 나머지는 목을 매 스스로 생명을 끊으려 했다.
또 음독의 경우 집안에 있는 약물을 과다 복용하거나, 화장실 청소용 세제를 마시는 경우가 많아 다행히 목숨을 건지더라도 심각한 후유증을 겪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세인트 빈센트 병원의 응급실에서도 한인 자살미수 환자들은 그리 낯선 얘기가 아니다.
<심민규 기자>
이 병원에서 한인 환자들을 담당하는 수잔나 고씨는 “20대 후반의 여성이 하수구를 뚫는 약품을 마시고 실려온 적이 있다”며 “동거하던 남자친구와 헤어지게 돼 자살을 시도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밝혔다. 고씨는 타인종의 자살비율이 한인보다 낮은 것에 대해 “아마도 기독교적 사상이 밑바탕에 깔려 있는 민족특성 때문에 자살을 터부시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지난 3월과 4월, 한인타운은 잇달아 발생한 자살사건은 한인사회와 주류사회를 충격에 빠뜨렸다. 3월3일 생활고를 비관한 것으로 추정되는 부인이 투병 중이던 남편을 칼로 살해하고 불을 질러 13세의 어린 아들과 함께 동반 자살한 사건을 시작으로 4월2일 두 자녀를 자신의 SUV 차량에 밀어 넣은 뒤 불을 질러 엽기적으로 살해한 윤대권(54)씨 사건과 4월8일 폰태나에서 발생한 부녀 동반 권총자살 사건, 4월9일 한인타운 인근 아파트에서 발생한 일가족 권총자살 사건이 꼬리를 물고 발생했다.
일련의 끔찍했던 사건들은 자신은 물론 애꿎은 가족들의 목숨까지 앗아간 엽기적인 존·비속살인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끌었고 한인들은 경악했다. 하지만 채 4개월도 지나지 않은 지금, 자살문제는 근본적인 분석과 대책마련도 없이 사람들의 머리 속에서 지워져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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