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은 정치가들의 필독서 이다. 이들이 현실 정치를 해 나가는데 필요한 교훈이 담겨져 있기 때문 이다.
“군주를 알려면 그 측근을 보라”고 마키아벨리는 이 책에서 역설한 바 있다. 권력을 장악하고도 비열한 아부배에 둘러싸여 있거나 혹은 때 묻은 기성 세도가에 기대어 권위를 세워보자고 한다면 역사 앞에 부끄러운 일이며 결과도 아름답지 못할 것이다. 자기보다 내려다 보이는 사람, 자기보다 능력이 못한 사람이라야 비로소 안심하고 쓸 수 있는 사람은 소인배 정치인에 불과하다.
중국 고사에 나오는 유명한 일화가 있다. 한 나라의 창업자인 고조 유방과 신하인 명장 한신에 관한 얘기다. 무력이 모든 것을 결정짓던 세상에 한신은 군사적 재능에 있어 탁월했다. “그런 네가 어찌하여 내 신하가 되었는가”라는 황제 유방의 질문에 그가 답하기를 “폐하는 병(兵)의 장(將)으로서 대단하지 않았으나 장(將)의 장(將)으로서는 훌륭하였나이다”라고 했다고 한다.
이와 같이 우수한 인물을 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그 인물의 그릇이 크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통치자는 병의 장이 아니라 장의 장이 되어야 한다. 통치자는 아니지만 미국의 철강왕 A. 카네기의 묘비에 “여기 자기보다 나은 사람을 쓸 줄 알던 사람 잠들다”라고 새겨진 비문도 이와 일맥상통함을 느낄 수 있다.
노 정권이 출범하면서 ‘참여 정부’라는 슬로건을 모토로 내걸었다. 영국의 유명한 사학자이며 정치학자인 E. H. 카아는 정치에 있어서 국민의 ‘참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깨워주고 있다. 즉 그는 다른 학자들과는 달리 정치적 힘을 군사력, 경제력, 여론 지배력 등 3가지 요소로 나누어 이들의 집약적 종합이 국력이라고 정의했다.
그중에서도 여론을 지배하는 힘이 더욱 중요시되고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그 이유는 정치에 참여하여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람들의 수가 증대되었다는 것이다. 즉 정치의 기반이 확대되었다는 것이며 이에 따라 대중의 의견이 현대정치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었다.
물론 여론을 지배하는 힘은 결코 물리적인 힘이나 감정적 대립이 되어서는 아니 되며 민심의 소재를 파악하여 적재적소의 인물을 등용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무튼 여론을 지배하는 힘도 없으면서 임기 내내 부적격자로 된 코드 인사를 고집스럽게 밀어붙여 나라가 온통 시끄러울 대로 시끄러워져야 반응을 보이는 우를 범하면 정권의 공신력 하락은 물론 국론 분열과 국력소모를 초래할 뿐이다.
리더십은 용인술이다. 리더십의 핵심은 사람을 잘 쓰는 일이기 때문이다. 사람을 볼 줄 아는 소양과 훈련을 쌓아 올리지 않고는 제대로 된 지도자가 될 수 없다.
박종식 예비역 육군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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