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여름 나는 뉴욕주재 한미 학부모협회로부터 최우수 교육인 상을 받았고, 교육 대사의 자격으로 대한민국으로 가게 되었다. 관광하는 동안 보았던 대한민국이 전부였다면, 나는 서울이 뉴욕과 같이 멋진 쇼핑을 할 수 있고, 전원여행을 꿈꾸면서 사는 바쁜 뉴요커와 비슷한, 친절한 사람들이 있는 곳이라는 단순한 이미지를 가지고 집에 돌아왔을 것이다.
그러나 나를 포함한 20명의 미국, 호주 등지의 교육자들은 현대선박과 포스코 제철 관광과 함께 판문점에 있는 비무장지대를 가게 되었다.
그날 아침에 두 가지 반갑지 않은 조짐이 있었다. 하나는 거의 두 주 동안 휴가를 갈 만큼 완벽한 날씨였다가 처음으로 맞은 비였고, 다른 하나는, 더 중요한 조짐인 데, 비무장지대에서 25년만에 첫 총격전이 발생했다는 소식이었다. 미국인으로서 나는 “이 관광은 너무 위험해서 취소될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뉴요커인 나는 만약 뉴욕에서 이런 일이 생겼다면 이 잔소리 많은 선생들이 고소를 하였을 거라고 생각했다.
우리는 얼마 안 있어 2대의 버스를 타면서 비무장지대에서 해서는 안될 금지사항에 관한 목록을 받았다. 야구 모자 착용 금지. 북한사람들은 이를 가난의 표시로 보고 있다. 티셔츠와 단정하지 않은 헤어스타일도 당연히 가난의 표시에 속하였다. 여성들은 가난하게 보이지 않기 위해 치마 입기를 권유받았다.
펜실베니아에서 온 한 교장선생님은 이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고 검정 청바지를 입었다. 하지만 그건 잘못된 추측이었다. 무표정한 대한민국 군인이 그에게 제대로 된 바지를 입으라고 단호하게 말하였다. 허리가 38인치인 그 교장선생님은 28인치인 운전기사와 바지를 바꿔 입었다.
만약 그 키 크고 선글라스로 얼굴을 가린 군인이 무섭지만 않았더라면 아마도 우리는 바꿔 입은 바지를 보고 웃었을 것이다. 김정일은 그의 국민들에게 북한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들은 가난하고 게으르다는 생각을 심어주었다.
야구모자와 청바지가 모든 계층의 사람들이 입는 옷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가난한 사람들의 유니폼이라는 거짓말을 끊임없이 한 그는 얼마나 영리한가. 북한은 서방과 말 그대로 전혀 교류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그는 비무장지대 방문객들의 사진을 이용하여 쉽게 선전 활동을 할 수 있었다.
버스 안에는 아무 것도 남기지 말라. 여권은 항상 소지해야 한다. 걸음은 의식적으로 걸으나 뛰지 말라. 뛰는 행동은 의심스러운 행동이므로 저격 당할 수 있다. 비디오카메라는 다른 지시가 있기 전에는 꺼내지 말라 … 금기사항은 많았다.
관광 내내 매 순간이 녹화된다는 사실을 알린 한 호주인의 필름을 ‘바지를 바꾸라’고 했던 군인이 압수할 때 나는 약간 더 놀랐다. 나는 그저 또 다른 미국인이 실수를 저지르지 않은 것에 대해 다행으로 여겼다. 회의실 안에서 사우스 캐롤라이너 출신의 한 병사가 내게 말하길 어느 날은 북한군이 밤에 몰래 와 미국측 의자의 다리를 톱으로 2인치를 잘라서 미국인이 앉았을 때 키가 작아 보이도록 한 적이 있었다고 했다.
옅은 푸른색 방의 벽에는 아무 것도 없었는데 이는 성조기가 북한의 국기보다 크기 때문이었다. 북한측은 더 큰 국기를 가지고 돌아왔다. 모든 국기를 내리라는 지시가 있기 전까지 작은 국기를 큰 국기로 바꾸는 무의미한 일이 일어나고 있었다. 김정일은 나중에 우리의 건물이 그의 건물보다 높다는 것에 격분하여 바로 북한의 건물 위에 구조물을 추가하였다.
그리고 지금, 이 작은 남자는 커다란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 나는 정치적으로 잘 알지는 못하지만 내가 보기에 그는 나를 벽돌로 협박하는 미치광이같이 보인다. 그가 왜 화가 났는지를 알고 내가 어떤 방법으로든 그를 돕는다는 것은 좋지만 먼저 그의 벽돌을 뺏어야 한다.
애드리엔
레슬리
뉴욕 MS67 중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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