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데타 소식을 듣고 방콕의 검문소 앞에 모인 태국인들이 시내에 진주한 군인들의 사진을 찍고 있다.
탁신 치나왓 태국 총리의 공관 앞에 배치된 탱크 앞에서 한 병사가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태국 쿠데타 손티 총사령관 “헌정중단 새 내각 구성”
1945년이래 18번째
부미볼 국왕 알현
시민 동요는 안보여
태국의 쿠데타는 탁신 치나왓 총리가 뉴욕 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잠시 ‘집’을 비운 사이에 발생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태국에서 쿠데타가 발생하기는 이번이 18번째이다.
유엔총회 참석중 쿠데타 소식을 접한 탁신 총리는 뉴욕에서 행한 TV 연설을 통해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방콕을 장악한 손티 분야랏글린 육군 총사령관에게 즉각 치트차이 와나사팃 부총리 앞으로 출두할 것을 지시, 사실상 그를 직위해제 했으나 대세는 이미 ‘거사’ 주동세력 쪽으로 기운 뒤였다.
탁신 총리의 명령이 나온 직후 군 대변인인 아카라 치트로지 대령은 치트차이 부총리가 직위해제 됐으며 정부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며 뉴욕에 있는 탁신 총리가 당분간 태국으로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손티 총사령관은 계엄령과 함께 모든 태국군은 주둔지에서 이동하지 말 것을 지시했다.
태국 TV 방송국인 채널 1~6의 6개 공중파 방송은 19일 밤 10시30분께(현지시각)에 일제히 “탁신 총리가 국민들의 분열을 초래하고 부정을 저질렀기 때문에 군이 나섰다. 군은 야당인 민주개혁당 및 경찰과 협력하여 정권을 완전히 접수했다”면서 “국민들은 동요하지 말고 질서를 유지해 달라. 국회의사당과 군 시설 등에는 접근하지 말 것을 당부한다”는 내용의 자막 방송을 국왕 찬가를 배경으로 장시간 방영했다.
쿠데타군 세력은 육해공군 지휘관들이 새 정부 구성을 위해 부미볼 국왕을 알현한다고 전했다.
이날 전격적인 쿠데타 발생에도 불구하고 방콕 시민들은 동요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태국에서 군부 쿠데타가 발생하기는 지난 1992년 이후 처음으로 당시 군 출신의 수친다 크라프라윤 총리가 권력 유지를 위해 쿠데타를 일으켰다가 군중들의 시위에 밀려 실패한 후 군은 정치 불간여를 선언해 왔다.
이번 쿠데타 주역인 손티 총사령관은 불교도가 주류인 태국에서 이례적으로 이슬람교도로 부미볼 국왕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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