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국제공원에 21일 ‘축제의 밤’이 열렸다. 고향의 추석처럼 시원한 가을밤, 먹거리와 볼거리가 풍성하게 마련된 한인의 날 축제 장터가 개장 첫날부터 인파로 붐비고 있다. <서준영 기자>
한국의날 축제 어제 공식 개막
나이·인종 초월 신명나는 잔치판
흰 얼굴과 검은 얼굴. 하얀 수염부터 솜털까지. 21일 한인타운의 한 복판에 불을 밝힌 제33회 한국의 날 축제는 인종과 연령, 계층을 뛰어넘는 신명나는 한 판의 용광로였다.
LA 한국의 날 축제가 이날 저녁 7시 공식 개막식을 갖고 나흘 동안의 열전에 돌입했다.
서울국제공원에 마련된 한국의 날 축제 장터는 시원한 웃음과 친구들의 해후의 기쁨, 옛 추억에 대한 향수 등으로 가득 차 1년 동안 축제를 기다려 온 한인들의 갈증을 시원하게 풀어줬다.
이날 모습을 드러낸 축제장은 예전보다 한층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선보여 서울국제공원을 찾은 한인들의 엄지손가락을 절로 치켜들게 만들었다. 220여개의 부스가 설치된 서울국제공원 행사장은 예전과 달리 장터를 외부로 확장, 한인들의 편안한 축제 관람을 도왔다.
매년 한국의 날 축제를 찾아왔다는 이명득(67) 할아버지는 “옛날에는 길도 좁아서 불편했는데 올해는 길이 시원하게 뻥 뚫린 느낌”이라며 한결 쾌적해진 축제장터에 흡족함을 나타냈다.
한국의 날 축제는 또한 정부 기관과 비영리단체들의 부스 참여가 지난해보다 대폭 늘어나 한인들에게 즐거움과 정보를 동시에 선사, 먹고 마시기만 하는 1차원적 축제에서 탈피한 모습을 보였다.
한인 유권자 등록 행사를 펼치고 있는 민족학교의 윤희주 프로그램 디렉터는 “부인과 나들이 길에 나섰다 부스에서 시간을 쪼개가며 유권자 등록을 하는 한인들의 모습에서 정치력 신장의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었다”며 늦은 밤까지 자리를 지킨 보람이 있는 것 같다며 환하게 웃음을 띠었다.
그러나 한국의 날 축제의 주인공은 뭐니뭐니해도 먹거리 장터였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란 말처럼 장터에는 퇴근 후 가족과 함께 발걸음을 옮기는 직장인들로 가장 부산한 모습을 보였다. 엿장수의 신명나는 가위질, 허공을 가르는 떡방아질의 풍경은 중장년층에게는 옛 고향의 향수를, 젊은 층에게는 살아있는 한국 전통문화의 박물관 역할을 하며 한인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축제장은 피부와 언어간 다인종 사회가 하나되는 또 다른 용광로였다.
가족 단위로 관람에 나선 그들은 이날 축제장을 찾은 인파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할 정도로 한국의 날 축제에 큰 관심을 보여 한인타운에서 함께 숨을 내쉬며 공존하는 ‘한-타인종’의 우정을 마음껏 과시했다.
<이석호 기자>
한인사회를 대표하는 지도자들이 ‘제33회 한인의 날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테잎 커팅을 한 후 박수를 치고 있다. 왼쪽부터 남문기 한인회장, 최병효 LA총영사, 고건 전 국무총리, 계무림 LA한국의 날 축제 재단 이사장 등의 모습이 보인다.
<서준영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