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짐한 먹거리 즐기며 얘기꽃 피워
타인종도 한국음식 맛보며 어울려
4일 동안 야구장을 개조해 차려진 축제 장터에서는 ‘모두가 4번 타자’였다.
축제 장터는 무대 위에서 공연이 펼쳐져도, 올림픽가에서 퍼레이드가 진행돼도 가득한 한인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LA한복판에서 검은 머리로 가득 메워진 장터에서 한인들은 축제의 분위기에 취해 “오고가는 사람들과 어깨를 부딪혀도 즐거웠다”고 미소지었다.
장터, 그 중에서도 먹거리 장터는 축제에서 한인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장소였다. 남녀노소, 인종을 가리지 않고 옹기종기 모여앉아 수다를 떠는 한인들의 모습은 옛 사랑방의 정취를 그대로 옮겨 온 듯 했다.
한인들은 메어 터지는 먹거리 장터에서 자리를 잡지 못 해 선 채로 음식을 허겁지겁 입에 넣으면서도 얼굴에서 연신 웃음을 걷어내지 못 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 가족 그리고 많은 대화를 나누지 못 했던 직장동료와 마음 편하게 회포를 풀 수 있었기 때문이다. 장터에서는 모두가 주인공이었다.
이민 초기의 어려움을 겪어봤던 한인 노년층에게 축제는 또 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잔 이(74)할아버지는 “한국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모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한인사회가 성장했다는 증거 아니겠냐”며 축제는 한인 사회의 힘을 내비치는 창이라고 말했다.
축제는 타인종에게 한국 전통 먹거리를 알리는 좋은 기회이기도 했다. 한인 친구들을 따라 나온 타인종들은 “오뎅은 뭘로 만든거냐”며 낯설게 다가오는 한국 음식 하나, 하나에 질문 세례를 늘어 놓으며 한국의 음식을 즐기기도 했다.
목소리 큰 민족이라면 두 번째라도 서러울 한인들. 낯선 땅에서 이방인으로 자리 잡고 큰 소리 한 번 내지르기 쉽지 않은 타지의 작은 공간에서 만들어낸 한인들의 ‘왁자지껄’한 울림은 소음이 아닌 또 다른 아리랑이었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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