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의 이목이 북한의 핵폭탄 시험에 집중되고 있다. 지난 8일 밤 CNN을 통해 북한의 핵폭탄 실험 소식을 접한 뒤 여러 가지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첫째는 과연 북한이 독단적으로 핵폭탄 실험을 단행했을까 라는 점이다. 아무리 폐쇄적인 군사독재 정부라고 하지만 전 세계로부터 비난을 받을 것이 당연한 상황에서 ‘든든한 빽’이 없이 핵폭탄 시험을 강행했겠느냐는 논리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북한의 핵폭탄 실험 소식이 전해지자 중국은 ‘뻔뻔한 행위’(Brazen act)라며 공식 성명서를 발표했다. 표면적으로는 그럴싸하지만 이번 일을 놓고 중국이 과연 정말로 몰랐을까? 둘째는 미국의 북한 공격 가능성이다.
미 주류 언론에서 북한의 핵 문제를 심도 있게 다루는 것을 보면 ‘보통 일이 아니구나’라는 사실을 감지할 수 있지만 기자의 예감으로 봤을 때 미국의 북한 공격은 발생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일부에서는 김정일을 미국의 안보에 위험을 끼칠 제2의 사담 후세인으로 보고 있지만 북한은 결코 이라크가 아니다.
현대사회에서 전쟁은 이데올로기의 차이에서 비롯된 시비로 인해 절대 발생하지 않는다. 전쟁이 발발하는 이유는 ‘돈을 벌기 위한 목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만큼 경제적인 요소가 크게 작용한다. 미국이 이라크를 공격한 가장 큰 이유는 그 나라가 산유국이기 때문이다.
물론 국민들에게는 ‘자유와 평화에 위험을 끼치는 후세인을 제거하기 위해 이라크를 공격했다’고 얘기하지만 여러 가지 요소를 감안했을 때 결국에는 ‘돈을 벌기 위한 목적’에 무게가 실린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북한은 이라크가 아니다. 미국이 북한을 공격해서 얻을 득이 없다.
이번 사태를 놓고 머리를 스친 세 번째 생각은 한국 국민들의 분열이다. 한국 언론사들의 웹사이트는 이번 사태와 관련된 네티즌들의 댓글로 가득하다. ‘빨갱이 정권이 핵폭탄 만들 때 우리는 퍼주기만 했냐’는 내용이 있는가 하면 ‘한 나라가 핵폭탄을 만들겠다는데 왜 타국에서 난리냐’라는 댓글도 있다.
일이 터지면 이성을 잃고 이쪽, 아니면 저쪽으로 쏠리는 게 한국 국민들의 근성이라고 하지만 북한의 핵문제 만큼은 국민들의 확실한 이해와 판단이 필요하다. 국민의 정확한 판단으로 인한 여론이 조성됐을 때 한국은 이쪽, 저쪽의 노리개가 아닌 무게 있는 나라로 발전한다.
정지원 뉴욕지사 취재1부 부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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