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검소하게 생활하면서 쉼없이 기부해온 80세의 미국 할머니가 공공재단에 아무런 조건없이 2억 달러라는 천문학적인 돈을 유산으로 남기고 타계해 화제다.
30일(이하 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조앤 팔렙스키(80) 할머니는 지난 3월 세상을 달리하면서 캘리포니아 커뮤니티 재단(CCF)에 2억 달러 상당의 땅을 남겼으며 이는 미국 역사상 공공 자선재단에 개인이 남긴 것 가운데 최대 규모이다.
재력가들은 대부분 가족재단을 설립해 운영했지만 팔렙스키 할머니는 그 길을 따르지 않았고 더구나 유산의 사용처를 특정하지 않은채 CCF가 알아서 사용하도록 했다.
지난 1915년 설립된 CCF는 팔렙스키 여사의 뜻을 기리기 위한 별도의 기금을 운영하면서 시민권 운동이나 일반인을 상대로 한 교육, 홈리스나 노인, 빈민들을 위한 지원 활동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CCF는 이번 유산 상속으로 전체 재단규모가 10억 달러 이상으로 늘어나게 됐는데, 지난 한해동안 여러 단체에 9천400만 달러를 지원하는 대규모 공공재단이다.
특히 팔렙스키 할머니는 지난 1968년 남편 맥스 팔렙스키와 이혼하면서 위자료로 4천만 달러를 받은뒤 이를 주식 등에 효과적으로 투자해 재산을 불려나가면서도 방 2개짜리 집에서 살며 도요타 코롤라 승용차를 몰 정도로 검소한 생활을 했다.
팔렙스키 할머니는 또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주립대(UCLA)에 470만 달러를 기부하는 등 도움이 필요한 곳이 생길 때마다 수만 달러 또는 수십만 달러를 아낌없이 기부하는 등 평생 이웃돕기를 실천해왔고 CCF에는 지난 1997년 2천200 달러를 처음 기부하며 인연을 맺었다.
안토니아 헤르난데스 CCF 이사장은 전화로 팔렙스키 할머니의 유산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깜짝 놀라 소리를 질렀다며 하느님의 커다란 축복으로 알고 고인의 뜻에 어긋나지 않도록 사용할 것이다고 말했다.
팔렙스키 할머니의 딸 매들린 모스코위츠씨는 어머니는 갑작스레 늘어나는 재산에 상당한 부담감을 느끼고 있었던 것 같다면서 이날 CCF가 팔렙스키 할머니의 뜻을 기리기 위해 마련한 행사에 대해서도 아마도 어머니는 이런 행사조차도 무안하게 받아들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장익상 특파원 is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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