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사회도 이제는 선거철이 되면 주요 단체들이 유권자 등록도 하고 정치인들 기금모금도 해주면서 정치력 신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한인들의 정치 참여에 있어 실질적인 도구가 될 수 있는 주민발의안 89에 대한 이해는 상대적으로 부족한 듯하다. 정계에 입문한다는 것이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만큼 힘든 첫번째 이유는 바로 자금이다. 개인 돈이 아주 많거나 여기 저기서 정치자금을 왕창 긁어모아야 한다. 이는 소수민족 정치지망생 일수록 더욱 힘들다.
주민발의안 89는 정치자금으로 인한 부정과 부패를 청산하자는 취지에서 간호사들이 발로 뛰어 60만여개의 서명을 받아 이번 선거에 올린 발의안이다. 지난 2003년 특별선거에서 뽑힌 주지사가 ‘그 누구의 돈도 안 받는 깨끗한 정치를 하겠다’던 유세공약을 어기고 가주뿐 아니라 미국 전역을 누비며 정치자금을 긁어모으는 것을 보고 분노한 민심의 폭발인 것이다.
이후 선거자금을 대준 대기업들의 이익만을 대변하는 주지사의 정책으로 업무중 사망한 경찰관 유가족에 대한 연금도 삭감하였으며 학교 선생들의 양해를 구하고 주 예산에서 빌려 쓴 2,000만달러를 떼먹으려 하고 환자들을 안전하게 돌보기 위해 간호사들이 10년 이상 투쟁해서 겨우 통과시킨 ‘간호사 대 환자 비율법’을 단칼에 폐지하는 등 대기업과 병원기업들의 앞잡이 노릇을 해 왔다. 이런 주지사와 지난 3년간을 싸워 오면서 정치권이 돈에 썩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 가주 간호사협회가 앞장서 낸 개혁안이 일명 ‘깨끗한 돈’ 주민발의안 89번인 것이다.
주민발의안 89의 내용은 특정후보가 대기업 등 막대한 기부금을 통해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세력의 자금을 받지 않을 것을 약속하고 지지 유권자들로부터 후보자 지지 서명과 5달러 정도의 지원금만 받아내면 ‘깨끗한 돈’ 후보로 등록한 후 출마하여 정부의 보조금으로 선거를 치를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이다.
이 법안을 시행중인 메인, 버몬트, 애리조나주 등에서는 이미 이 법안 통과 이후 소수민족과 여성들이 대거 정계에 입문하고 정치문화가 청결해지는 등 유권자들의 의지가 제대로 반영되고 있다는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한인사회도 이 법안을 적극 지지, 참신한 아이디어로 소신껏 정치 활동을 할 수 있는 훌륭한 정치인들과 공평한 제도 장치를 만들어내기 위한 노력에 한 표를 던져야 할 것이다.
홍순형/ 가주간호사협회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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