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대통령이 8일 백악관에서 도널드 럼스펠드(왼쪽) 국방장관의 경질을 밝히고 있다. 오른쪽은 차기 국방장관으로 임명된 로버트 게이츠.
■럼스펠드 국방 전격 경질 배경
“이라크전 불만 이해”정책변화 예고
11.7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패배이후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발빠른 첫 반응을 보였다.
8일 기자회견을 통해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을 전격 경질한 것이다. 대통령은 선거가 치러지기 이전 국방장관의 사퇴가 핵심 이슈로 부각됐을 때 대통령은 “그와 임기를 같이 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밝힌바 있어 장관의 경질은 매우 의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하지만 정치 전문가들은 대통령이 행정부 내 최장수 각료였으며 최측근 가운데 한 명인 럼스펠드 장관을 경질키로 급선회한 것은 선거를 통해 드러난 유권자들의 성난 민심을 간파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라크 전쟁은 줄곧 중간선거를 앞두고 공화 및 민주 양당 간에 벌어진 논쟁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었다. 민주당은 사실 이라크 전쟁 카드 하나로 중간선거에서 승리를 엮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선거 이전에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 결과, 주민들은 3,000명에 가까운 이라크 주둔 미군이 사망했고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희생자가 나올지 모르는 상황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또한 중간선거에서 완벽한 승리를 이끌어낸 민주당이 이라크 전쟁을 향후 정국의 최대 이슈로 삼을 것을 분명하며 언론들도 럼스펠드 장관의 사퇴 문제를 다시 거론키 시작하자 대통령은 그를 경질하기로 마음을 굳힌 것으로 관측된다.
대통령은 장관의 경질을 통해 선거 후유증을 조기에 수습하고 위기에 빠진 국정에 긍정적인 바람이 불어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 회견에서 “많은 사람들은 이번 선거에서 이라크 전쟁에 대해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밝혀 국정쇄신에 나설 의향이 있음을 시사했다.
<황동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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