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로댐 클린턴 상원의원이 8일 자신의 재선을 지지해준 소방관 노조 지도자들과 뉴욕의 한 소방서에서 오찬을 함께 하고 있다.
의회‘좌향좌’… 대세는 “초당적 협력”
대선 2년 앞둔 상황서 극단대결 모두 부담
민주 “변화욕구 충족” 정책차별화 나설듯
지난 12년간 공화당의 지배에 있던 의회가 중간선거를 통해 ‘좌향좌’로 위치를 바꿨다.
민주당이 하원은 물론 상원까지 사실상 수중에 넣음에 따라 우측으로 치우쳤던 무게추가 좌측으로 급속히 이동한 것. 하룻밤 사이에 정치판에 ‘천지개벽’이 일어난 셈이다.
1994년 공화당이 뉴트 깅그리치의 지휘하에 ‘미국과의 약속’을 앞세워 의회를 장악한 이후 급속히 짙어지기 시작한 워싱턴 정가의 보수색은 공화당이 백악관은 물론 상원과 하원까지 송두리째 장악한 ‘부시 시대’의 개막과 함께 극에 달했다.
정가 관측통들은 의회를 탈환한 민주당이 이처럼 오른쪽으로 치우친 정책을 왼쪽으로 끌어당기는데 주력할 것이지만 무리한 ‘좌회전’을 시도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2008년의 대선과 총선을 2년 앞둔 상황에서 공화당과 극단적인 대결을 벌이다가 ‘의회 정체’를 심화시켰다는 여론의 지탄을 받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민주당 지도부는 중간 선거결과에 따라 의석조정이 이뤄지는 110차 의회에서 우선 초당적으로 합의할 수 있는 의원윤리 강화, 최저임금 인상, 항만 검색 강화 등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양당간 협조분위기를 구축하는 ‘안전운전’을 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백악관측 역시 부시 대통령의 레임덕 현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민법 개정, 낙제생 방지를 위한 교육비 지출 확대 등 그의 잔여임기 동안 초당적인 협력 속에 추진할 수 있는 공동 정책과제들을 정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고 양당이 마냥 ‘어깨동무’만 하고 있을 수도 없다. 특히 의회를 새로이 장악한 민주당으로선 유권자들의 ‘변화 욕구’를 상당부분 충족시켜 주어야만 2008년 대선과 총선에 기대를 걸 수 있다. 무언가 보여줄 수 있는 뚜렷한 정책 차별화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두말할 나위 없이 최적의 정책 차별화는 중간선거의 핵심 쟁점이었던 이라크 사태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 부시 대통령에게 강한 압박을 가해 이라크 정책의 ‘항로 변경’을 이끌어내야 한다. 하지만 문제는 민주당 역시 확실한 대안을 갖고 있지 못하다는 점이다. 이라크 미군의 철군 일정 확정은 민주당에겐 위험한 도박이다. 워싱턴의 정치게임에서 이제 민주당은 쫓기는 입장이다.
<이강규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