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부모들, 특히 엄마들의 교육열은 대단하다. 아이를 훌륭하게 키우기 위하여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버려도 조금도 아쉬워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나 역시 예외는 아닌 것 같다. 남편도 저버리고(?) 아이를 잘 키우겠다는 생각으로 머나먼 미국이라는 곳을 가진 것도 아는 것도 없이 개나리 봇짐하나 달랑 지고 이렇게 와서 온갖 고생을 어깨에 짊어지고 나가는 것을 보면.
그러나 모든 것을 다 희생하고 ‘너만 잘 된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는 생각은 아니다.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은 상황에서 내 공부를 위하여 지출을 아끼지 않고 있다. 물론 일단 아이에게 우선권을 부여하고 있으나 나의 배움과 취미를 위하여 시간도 허용한다. 그래서 우리아이는 ‘엄마는 계모’라는 농담을 하기도 한다. 사람은 죽을 때까지 배워야하고 언제나 자신을 다듬으며 살아야 한다.
아이가 잘 배워나가기를 바라는 마음이야 물론이지만 지나친 기대가 아이에게 부담을 주고, 그 부담으로 인하여 아이들이 받는 스트레스 또한 무시해서는 안된다.
아이가 자신의 길을 가도록 하고 엄마 또한 엄마의 길을 잘 간다면 아이는 그것을 배우며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길인지 알지 않을까? 옆에서 공부하라고 안달하는 엄마가 못 마땅한 아이, 사사건건 간섭하며 따라다니는 엄마가 지겨운 그러한 아이가 바로 나의 아이가 아닐까 한번쯤 생각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때로 어떤 엄마는 아이들의 종처럼 아이들 앞에서 쩔쩔매며 아이들은 엄마 앞에 늘 큰소리만 땅땅 치고 살아가는 경우도 종종 본다. 도대체 부모가 뭐란 말인가. 열심히 벌어서 공부시키고 싶다는 것은 뭐든지 다 사주고 남에게 기죽지 말고 자라라고 허리 졸라매고 살면서도 아이에게는 넘치도록 해주는, 그러고도 늘 모자라고 부족하여 투정하는 아이 앞에 굽신거리는 부모가 의외로 많다.
차라리 아이에게 알아서 하도록 맡기고 엄마는 엄마의 길을 그냥 걸어간다면 아이에게 자립심도 키워주고 살아가는 방법도 알려주고 그러면서 엄마도 자신의 길을 걸으며 삶의 보람도 맛보고 일석이조가 바로 이런 것을 두고 한 말이 아닐까 생각한다.
자식을 위하여 모든 것을 다 쏟아 부은 다음 그 자녀가 자기의 뜻대로 자라지 못하였을 때 실망하고 기대에 어긋난 그 허전함을 달랠 길이 없어서 방황하는 일은 서로에게 좋은 일이 아니다.
이영숙/ 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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