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미국 아이들이 둘러앉아 보는 TV 만화영화에는 심심지 않게 김정일이 등장한다. 커리커처 식의 희화된 모습을 하고 우스꽝스럽게 등장해서 말도 안되게 우기며 호통을 치는 캐릭터이다. 김정일은 정신질환자의 샘플로 거론되는 유명 인사이지만 한국 신문에서도 비슷한 희극을 간혹 본다. 멀쩡하게 서있는 역사의 한 상징인 맥아더 동상을 왜 쳐부수겠다고 난리인지, 미국의 감정을 상하게 하려고 왜 그리 에너지를 쏟아 붓는지 이해할 수 없는 일들 투성이다.
사노라면 잘한다고 했는데 억울하기 그지없는 일을 당하기도 한다. 그럴 때 분하다고 떠들면 더 큰 싸움이나 구설수에 휘말려 지나고 보면 결국 조용히 참는 것만 못하고 망신만 당하게 되는 일이 종종 있다. 왜냐하면 자기에겐 진실인 것이 남에게도 다 진실은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가 듣기 좋아하는 말에 “나는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합니다” 등의 말이 있다. 좋은 말이지만 도대체 누구에게 정의이고 누구에게 불의란 말인가. 강도짓을 하고 감옥에 갇힌 자식을 둔 어미들도 자기 자식들은 심성이 착하다고 믿는다. 착하다는 건 무엇인가. 그건 위대한 철학자들이 쩔쩔매며 연구해도 정답이 없는 이야기이다.
이제는 고인이 된 코미디언 김형곤씨가 열연하던 “회장님, 우리 회장님“이란 프로가 있었다. 거기 등장하는 회장님은 교만덩어리로 일종의 교주처럼 등장하여 웃음을 자아내었다. 자기의 진실을 주장하기 위해 목청을 한껏 높이면 높일수록 보는 이들은 배를 쥐고 웃는 것이다. 가장 좋은 본보기가 바로 미국 어린이 방송에 단골손님으로 등장하는 우스꽝스런 김정일이다. 이 세상에서 가장 두려운 건 교만이 가득한 사람이 소신껏 부지런히 일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히틀러가 차라리 동네 산책이나 하며 음악이나 듣고 소일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으랴.
거창하게 김정일과 히틀러의 예를 들었지만 주변에도 저마다의 진실에 묻혀 사는 사람들이 얼마든지 있다. 세월은 우리에게 반복되는 삶의 고통으로부터 항체를 형성해 주었지만 동시에 지나친 방어본능을 키워준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우리는 서서히 고집불통의 노인이 되어 가는 것이다. 세상사람들이 자기 생각과 같지 않아서 화가 나고 차라리 맘을 닫고 살아가는 것이다. 그러나 자기만의 진실을 끼고 살아봤자 자기만 고독하다.
나이를 먹으며 사람은 참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았다. 김정일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 이제 3년이면 강산이 바뀐다는데 우리는 3년마다 도태하는 것이다. 변화하는 세상에서 어른 노릇하며 살아야 하는데 도대체 어떻게 어른 노릇을 할 것인가.
겸허한 심성과 마음의 평온함을 지니도록 노력해야겠다. 감성이 풍부한 나이의 아이들에게 독서나, 좋은 체험, 혹은 신앙심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충분히 제공해야겠다. 아이들을 잘 키워서 김정일 같은 인간이 만들어지지 않도록 예비하는 것이 오늘날의 어른 노릇인 것 같다.
김수현 작가/부동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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