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역사극 ‘주몽’이 인기다. 이 극에서 주몽보다 더 주목할 인물이 있다. 바로 소서노다.
서기전 66년에 태어나 서기전 6년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졸본 연타발의 딸로 북부여 왕 해부루의 서손인 우태와 혼인하여 비류와 온조를 낳고 우태가 죽은 뒤 졸본에서 과부로 살다가 부여에서 이곳으로 도망해 온 주몽과 재혼, 고구려 창업에 큰 내조를 한다. 그러나 주몽이 첫부인 예씨의 아들 유리를 태자로 책봉하자 왕위계승권을 잃어버린 비류와 온조를 대동하고 남하, 새로운 국가 백제를 창업하기에 이른다.
여기엔 이론이 많다. 하지만 여자에 대해 극히 인색한 삼국사기에 그녀의 기록이 남겨져 있는 점으로 미뤄 그녀가 역사에 빠져선 안될 만큼 큰 역할을 했다는 사실에는 이론이 없다.
조금 비약해서 그녀가 아들과 함께 건국한 백제의 후손들이 일본 건국신화와 연결된다는 점까지 감안하면 가히 그녀는 고대 동북아 3국 한·중·일사를 지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
많은 이들이 소서노에 열광하는 가장 큰 이유는 그녀의 장대한 스케일 때문이라 생각한다. 오늘을 사는 우리는 한반도조차도 너무 넓어(?) 반쪽으로 나눠 살고 있건만, 그녀는 만주대륙과 한반도를 무대로 경계 없는 꿈을 펼치며 건국신화를 창출하지 않았는가 말이다.
지난 반세기 극한의 냉전시대를 살아오며 대한민국 사람들의 북쪽 끝은 휴전선에 멈춰져 있다. 말로는 삼면이 바다인 한반도가 우리 땅이라고 했지만 사실상 북쪽은 배 타고도 나갈 수 없는 철벽, 섬 아닌 섬에 살아왔다. 근래에 ‘섬 대한민국’ 상황이 변하고는 있지만 아직도 한국인들에게 있어서 북쪽 끝은 휴전선일 뿐, 이런 시대적 상황 속에 자신이 꿈꾸는 세상을 구현하기 위해 공간적, 시간적 한계를 넘어 자유의 나래를 펼친 ‘자유인’ 소서노에 끌리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 아니겠는가?
박종권/한민족포럼재단 국장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