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선거 계기 실세그룹 변화
체니 힘빠지고 럼스펠드·볼턴 ‘낙마’
민주당의 보수성향 정치신예들 급부상
중간선거를 계기로 지난 6년간 부시 행정부의 실세로 군림해온 ‘네오콘’(신보수주의)이 지고 ‘네오뎀’이 뜨고 있다.
민주당의 완승으로 끝난 11.7 선거로 부시 대통령은 ‘정치적 파산’ 상태를 겪고 있고 그의 ‘친위대’ 역할을 맡아온 네오콘 인사들은 민심의 사나운 ‘도리깨질’로 추풍낙엽처럼 날아가고 있다.
네오콘의 구심점인 딕 체니 부통령은 선출직이라 ‘삭탈관직’을 모면했지만 자타가 공인하는 역대 최강의 ‘실세 부통령’이라는 수식어는 빛을 잃었다. 이라크전의 주역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부장관이 자리에서 밀려난데 이어 존 볼턴 유엔주재 대사마저 상원 인준을 받지 못해 내년 1월 ‘네오 실직자 클럽’에 가세할 것으로 보인다. 중간선거가 끝나기 무섭게 네오콘의 지도부 3인방이 차디찬 된 서리를 맞았으니 워싱턴 물갈이 속도는 가히 정권교체기 수준이다.
그러나 이들이 비운 자리는 급진 좌파세력의 몫이 아니다. 변화된 정치판의 새로운 실세그룹으로 급부상중인 네오뎀은 보수적 성향의 민주당 정치 신예들을 주축으로 짜여져 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공화당이 전통적 강세를 보였던 이른바 ‘적색 주’에 출마해 승리를 거둔 민주당의 보수적 신예들이 네오뎀의 핵심을 이룬다.
이번 중간선거에서 당선된 보수적 민주당 후보는 28명으로 이번에 새로 당선된 민주당 하원의원 41명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남부지역에 선거구를 두고 있으며 사회적인 이슈에 대해 강한 보수색을 갖고 있는 게 특징이다. 긍정적으로 보면 양극단을 피하면서 ‘제3의 길’을 추구하려는 그룹이다.
이들은 이라크 전쟁에는 반대하지만 ▲낙태 반대 ▲총기소유 찬성 ▲인간 배아줄기세포 연구 반대 등 핵심 쟁점에 관해 공화당과 흡사한 견해를 보이고 있다. 어찌 보면 무늬만 민주당이다.
네오뎀의 대표적 인물로는 노스캐롤라이나 하원의원에 당선된 히스 슐러, 버지니아 상원의원에 오른 짐 웹 전 해군장관, 펜실베니아 상원의원에 당선된 밥 케이시 등으로 모두 현역 공화당 의원들을 물리쳤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그러나 네오뎀은 차기 하원의장이 확실시되는 낸시 펠로시를 비롯 당내 진보적 인사들로 채워질 민주당 지도부와 적지 않은 마찰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벌써부터 네오뎀은 펠로시의 뒤를 이을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 자리를 두고 지도부와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진보성향이 두드러지게 강한 펠로시 차기 의장이 네오뎀을 어느 정도 설득시키느냐에 따라 향후 2년간 민주당 내 갈등 수위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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