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사한 김장호 일병의 아버지 김섭(왼쪽)씨와 어머니 김상순씨가 아들의 사진을 앞에 놓고 심정을 토로하고 있다. <신효섭 기자>
13일 이라크서 전사한 김장호 일병 가족들 오열
“전사통지를 받고서야 아들이 바그다드에서 있었다는 것을 알았답니다…”
어머니가 걱정할까봐 부대가 바그다드에 배치된 사실도 감추어 오다 순찰중 폭발물이 터져 전사한 김장호 일병(20·사진). 김 일병의 어머니는 아들의 각별한 어머니 사랑을 전하며 “아직도 ‘오사마 빈 라덴은 내가 잡겠다’며 웃으면서 오히려 부모를 위로하던 장호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며 연신 눈물을 훔쳤다.
플라센티아 발렌시아 고교를 졸업하고 풀러튼 칼리지에 진학했던 김일병은 지난 2005년 6월 육군 보병에 자원 입대, 박격포 훈련을 받은 후 독일에 파견됐다가 지난 8월 이라크에 재배치돼 바그다드에 주둔하며 순찰업무를 맡아왔다.
보병 26사단(HHCI-26) 소속인 김 일병은 13일 평상시와 다름없이 바그다드 시내에서 군용 험비차량을 타고 순찰을 돌던 중 도로에 사전 설치돼 있던 폭발물(IED)이 터지면서 현장에서 전사했다.
1남 1녀중 장남인 김일병은 90년 이민와 3년간 뉴욕에서 살다가 92년 남가주로 이주했으며, 플라센티아에서 성장했다. 활동적인 성격이었던 김 일병은 지난해 부모에게 미군 입대 의사를 밝혔고, 1주일간 함께 고민한 부모들은 아들의 결정에 따르기로 해 결정 2주만에 입대했다.
은혜한인교회 전도사인 어머니 김상순씨는 “내년 2월 휴가를 한국에 가서 보내고 친척들과 만나겠다고 들떠 있었는데 지난 목요일 전화에서는 웬일인지 휴가를 못 갈 것 같다고 말해 (무슨일이 있는지) 의아했었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 교회 장로인 아버지 김섭(삼성물산 LA지사 부장)씨는 “15일 국방부로부터 전사소식을 들었다”며 “소식을 듣는 순간 왜 우리에게 이런 일이…, 하고 원망도 했지만 아들이 흘린 피가 결국 이슬람 국가에도 복음을 전하는데 쓰일 것이라며 자랑스럽다”며 애써 슬픔을 감췄다.
한편 은혜한인교회는 16일 저녁 김 일병의 추모예배를 연 후 시신 운구일정이 확정되는 대로 장례일정을 잡을 계획이다. 송규식 행정목사는 “교회내에 이라크에 자식을 보낸 교인들이 몇 몇 더 있다”면서 “장호의 희생이 무의미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배형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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