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환자들에게 과도한 치료를 하는 것이 바람직한지에 대한 논의가 주목받고 있다. 심장수술을 받은 노인(기사의 특정내용과 관계없음).
오리건 포틀랜드에 있는 오드 펠로우 요양원에서 지내는 로버트 스미스(79). 그는 자신의 말년을 어떻게 보내길 바란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스미스는 이렇게 하는 것이 가족들에게도 좋다고 했다.
만일 당신이 마이애미에서 숨을 거두게 된다면 마지막 6개월의 삶은 이럴 것이다. 의사, 그것도 중환자실에서 6일 이상 보낸다. 대부분 전문의를 46번 만난다. 중환자실에서 사망할 가능성은 27%이다. 의사와 병원비는 2만3,000달러가 넘게 나온다. 그런데 마지막 6개월을 오리건 주 포틀랜드에서 보내면 어떨까. 의사를 18번 만난다. 그리고 그 절반은 주치의와의 만남이다. 중환자실에서는 하루 정도 지내고 그곳에서 사망을 가능성은 13%에 불과하다. 집에서 숨을 거둘 공산이 크다. 의료비는 1만4,000달러 정도면 된다.
뉴욕 평균 3만5,838달러로 최고
텍사스 위치타폴스 1만913달러 최저
의사 수·의료시설 많을수록 의료비 높아
메디케어 1년 예산의 27%, 꾸준히 증가
죽음에 대한 주민의 인식 차이도 큰 영향
과도한 치료보다 집에서 ‘편안한 말년’ 의견도
다트머스 의대 연구진이 메디케어 환자 가운데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이다. 결론은 지역마다 ‘죽는 비용’이 천차만별이란 것이다. 그리고 이와 함께 죽어 가는 사람들이 병원에서 지내면서 거액을 들이는데 과연 의학적으로 그 만한 효과가 있느냐 하는 현실적인 문제가 제기된다.
노인병학자인 조앤 린 박사는 “생의 마지막 시간을 보내는 노인들에게 보다 가치 있는 시간을 보내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 신중히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린 박사는 무조건 이들을 병원에 보낼 것이 아니라 집에서 간호사가 돌보면서 비용을 줄이고 한결 편안한 환경에서 마지막 순간을 보내게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란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국 309개 지역의 도시에서 병원비가 가장 비싼 곳은 뉴욕이다. 마지막 6개월 병원비가 평균 3만5,838달러이다. 가장 저렴한 곳은 텍사스 위치타 폴스이다. 1만913달러이다. 엄청난 차이다.
메디케어 1년 예산 3,270억 달러 가운데 27%가 바로 마지막 6개월 병원비로 나간다. 그리고 메디케어 환자의 상당수가 65세 이상이란 점을 감안할 때 효율적인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의료비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와 보험회사들도 이 현상에 대해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도대체 무슨 이유로 지역별로 ‘마지막 기간’의 병원비가 크게 차이가 날까. 의사와 병원시설이 한 가지 이유이다. 의사가 많고 시설이 좋을수록 환자가 받을 수 있는 치료가 많아진다. 당연히 돈이 많이 든다.
포틀랜드는 마이애미보다 의사 수가 적고 병실도 적다. 마이애미는 다양한 문화가 혼재돼 있으며 마지막 삶에 대한 견해가 다양하다. 이를 충족시키기 위한 상응하는 시설이 준비되고 의료비가 그만큼 더 든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두 지역 간 의료비의 현격한 차이에 대한 가장 중요한 이유로 다음을 들었다. 오리건 주는 1994년 의사가 환자의 자살을 돕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미국에서 처음이다. 1998년부터 발효됐다.
오리건 사람들은 어차피 회생 가능성이 없고 죽을 날만을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무리한 치료를 해 비용만 높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집에서 조용하고 편안하게 마지막 순간을 기다리는 게 낫다고 여긴다. 오리건 사람들은 마이애미 사람들보다 죽음에 대해 보다 개방적으로 논의하는 분위기에서 살고 있는 것이다.
포틀랜드와 마이애미 주민들이 ‘말년’을 대하는 방식은 이 이슈에 대한 미국인의 인식차를 보여준다. 모터사이클 사고로 사경을 헤매는 18세의 젊은이를 살려내기 위해 모든 의술을 동원하는 것에는 누구도 이의를 달지 않는다. 그러나 심장병, 당뇨병, 암 등을 안고 사는 85세 노인을 살리기 위해 온갖 치료를 하는 것이 진정 온당한 일인지는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물론 답변은 명쾌하게 나오기 어렵다. 생명은 누구의 것이나 존귀하기 때문이다. 의학도 무엇이 특정 환자에게 가장 좋은 방법인지 확언하지 못한다. 그리고 의사들은 생명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구해야 한다는 사명감에 가득 차 있다.
그러다보니 어떤 환자들은 과도한 치료를 받게 되는 경우가 있다. 굳이 그럴 필요가 없는데도 이런저런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그렇게 된다는 것이다. 비용 차원에서는 결코 효율적인 치료가 되지 못하는 경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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