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입양인 학생회’설립 레·리 그린 쌍둥이 자매
생후 4개월때 미네소타 입양
자력으로 생모찾기 나서
한인 쌍둥이 소녀의 뿌리 찾기가 화제다. 주인공은 미네소타대학 인문학부 1학년인 리 그린과 레 그린(18)양. 이들은 한인 입양인들의 고향으로 알려진 미네소타에서 ‘한인 입양인 학생회’를 설립, 한국 뿌리 찾기에 나서고 있다.
이들 쌍둥이 자매가 한인 입양인 학생회를 설립한 때는 지난 8월. 얼굴과 피는 한국인이지만 마음과 머리는 미국인인 이들 쌍둥이 자매는 잊혀진 존재인 입양인으로서 정체성 찾기에 나서기 위해 온라인 소셜네트워킹 사이트인 페이스북을 통해 한인 입양인 학생회 출범시키기로 결심했다.
한인 입양인 8명으로 시작한 한인 입양인학생회는 지난 16일 한인 입양인의 삶을 다룬 문화공연을 담은 ‘한국 입양인의 경험을 창조적으로 표현하기’란 행사를 개최, 첫 닻을 올렸다. 레 양은 “한국인과 미국인 모두에게 낯선 입양인의 삶에 대한 공감을 나누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들 쌍둥이 자매는 생후 4개월 때 고향인 전주를 떠나 미네소타에 자리를 잡았다. 고교시절 한인 학생을 한 명도 보지 못 했다는 이들 남매가 이곳으로 입양된 계기는 입양기관인 ‘CHSFS’의 본부가 미네소타에 위치, 많은 이들이 이곳을 통해 한인 어린이를 입양하고 있기 때문이다. CHSFS에 따르면 미네소타에는 1950년 이후 1만3,000명 이상의 한인 어린이가 입양돼 왔다.
초등학교 10학년때 부모로부터 입양 사실을 들었다는 레양은 “처음 들었을 때는 놀랐다”면서도 “더 큰 문제는 한국인임에도 한국말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당시의 서글펐던 심정을 털어 놓았다.
특히 레양은 학창시절 유일한 동양인의 얼굴과 입양이란 경험 탓에 “너희 엄마가 너를 사랑하지 않아서 너희를 버린 것 아니냐”는 말을 들었을 때 가슴이 아팠다고 덧붙였다.
이들 쌍둥이 자매는 생모를 만난다는 두려움을 극복, 현재 입양기관을 통해 생모찾기에 나서고 있다. 레양은 “이제는 어느 정도 생모를 만날 준비를 한 것 같다”면서 “생모를 찾으려면 300달러를 내라는 입양기관의 제의가 생뚱맞았다”며 스스로의 힘으로 생모를 찾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어를 배우고 있는 이들 쌍둥이 자매는 각 대학내 한국 학생회가 있지만 서로의 상황과 정체성이 달라 함께 어울리기 힘든 점이 있다며 “많은 입양인 학생들이 학내에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정체성에 대한 문제 등으로 참여를 꺼리는 것 같다”며 보다 많은 한인 입양인과 만나 서로의 뿌리와 경험을 나누고 싶다고 희망했다.
〈이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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