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스아시안 네트웍’의 수마야 이슬람(왼쪽)이 LA한인타운 오피스에서 한인 아파트 매니저와 갈등을 겪고 있는 인도계 주민에게 상담을 해주고 있다.
한인타운내 또다른 타운-남아시아인 1만8,000명 육박
“우린 히스패닉이 아닙니다. 한인과 같은 아시아계입니다.”
LA 한인타운 북부 상권의 중심거리인 3가와 켄모어. 갈색 피부에 큰 눈, 언뜻 보면 히스패닉으로 오해받을 수 있는 남아시아인들의 작은 타운이 한인타운 내 형성돼 있다. 한인타운 내 또 다른 타운인 이곳을 중심으로 한 남아시아인들이 LA 한인타운에만 1만8,000여명에 육박하고 있다.
사우스아시아 네트웍(SAN)은 12월17일 3가와 버몬트부터 웨스턴까지 거리 곳곳에 사우스아시안을 상징하는 배너를 내걸고 존재감을 과시할 예정이다. LA 한인타운 남아시안의 다수를 차지하는 방글라데시인들의 독립기념일인 16일과 국제 이민자의 날인 17일을 맞아 기념행사가 열리는 것이다.
SAN의 하미드 칸 대표는 “한인타운에 터전을 잡은 남아시아인들의 역사가 20여년에 달한다”며 “하나, 둘씩 한인타운에 둥지를 틀기 시작해 이제는 1만8,000여명에 달한다”며 “방글라데시계, 인도계, 파키스탄계도 한인들의 이웃”이라고 말했다. SAN은 올해 3월부터 LA 한인타운에 지부를 개설, 주택 분쟁 등에서 소외받아 온 남아시안인들의 권익 보호에 앞장서고 있다.
LA 한인타운의 3가를 중심으로 늘어선 남아시아인들의 둥지의 중심에는 모스크가 있다. 독실한 무슬림이 대다수인 방글라데시인들은 모스크를 중심으로 모여들기 시작해 택시업, 주유소, 세탁소 등의 업종에서 몸담으며 삶을 꾸려나가고 있다.
LA 한인타운의 인종 지형이 변화하는 데는 경제력에 기인한 주택문제가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소득 수준이 높지 못한 신규 이민자들에게 대형 아파트로 가득 찬 LA 한인타운은 큰 매력으로 다가온다. 칸 대표는 “이민자로서 이민자 커뮤니티에 느끼는 편안함뿐만 아니라 아파트가 많은 것도 LA 한인타운이 다양한 이민자들이 몰리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한인타운의 다국적화는 김치를 즐겨 먹는 인도인의 모습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3가와 베렌도에 살고 있는 인도계인 존 기아니(71)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 김치”라며 “내가 차를 준비할 테니 당신은 김치를 가지고 오라”며 기자에게 친근감을 과시했다.
남아시아계가 공존하는 LA 한인타운의 또 다른 특징은 갈등으로 얼룩진 남아시아의 역사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SAN의 LA 한인타운 지부에서 만난 기아니와 무니는 힌디와 무슬림으로 서로 소개한 후 주택분쟁 등에 대한 정보를 서로 주고받으며 남아시안으로서 유대를 보여줬다.
그러나 신규 이민자가 유입되며 주택 분쟁 등에서 한인 매니저와 남아시아계 입주자의 갈등도 불거지고 있다. SAN의 LA지부에 근무하는 스마야 이슬람은 “문화적 차이로 인한 오해뿐만 아파트 리노베이션을 하며 쫓겨나는 방글라데시인들이 나타나고 있다”며 신규 이민자의 유입에 따른 갈등의 모습도 보인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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