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새벽 송 할머니가 투신자살한 노인아파트. <이승관 기자>
시각장애 남편에 끓는 물 붓고
70대 할머니 투신자살
가정불화 원인, 10층 아파트서
LA다운타운 노인아파트에서 26일 이른 새벽 70대 한인 할머니가 가정불화로 시각장애인 남편에게 뜨거운 물을 끼얹고 자신은 10층 뛰어 내려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날 오전 2시 10분께 300블럭 올리브 스트릿에 위치한 엔젤레스 플라자 노인아파트 A동 1006호에서 송옥란(73)씨가 아파트 밖으로 투신, 잔디밭에 떨어져 현장에서 숨졌다.
송씨는 자살하기 전 시각장애인인 남편 조호덕(77)씨와 심하게 다투다 남편에게 뜨거운 물을 끼얹은 것으로 밝혀졌다. 심한 화상을 입은 조씨는 USC 병원에서 치료중이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을 최초로 목격한 아파트 매니저 윤모(77)씨는 “오늘 새벽 응급호출이 울려 1006호에 올라가 보니 조씨가 온몸에 화상을 입은 채 신음하고 있었다”며 “경찰이 출동해 현장을 조사하기 전까지 송씨가 투신자살한 사실을 몰랐다”고 말했다.
윤씨는 또 “장애인 남편을 보살피는 고단한 삶을 살면서도 늘 쾌활하던 송씨였는데 이런 일을 저지를 줄은 상상도 못했다”고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윤씨는 “송씨 부부와 가깝게 지내던 목사로부터 이들이 예전에도 다량의 수면제를 나눠먹고 자살을 기도한 적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남편 조씨가 중국인 데이케어 여성과 가깝게 지냈는데 이것이 가정불화를 불러온 것 같다”고 추측했다.
그러나 송씨의 자살 동기는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며, 송씨는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면서 손자들에게는 자신의 죽음을 교통사고라고 알려달라는 내용의 유서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송씨 부부는 1952년 한국에서 결혼해 60년대에 미국에 이민 왔으며 엔젤레스 플라자 아파트에는 10여 년 전 입주했다.
사건이 발생한 노인 아파트에는 5개 동에 총 1,100 가구가 거주하고 있으며 이중 40%를 한인이 차지하고 있다.
<심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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