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의 실세 중 한 사람인 김근태 당의장을 재수 없게(?) 고문한 ‘이근안 전 경감’이 얼마 전 다시 뉴스에 올랐다. 그 많은 ‘고문 기술자’ 중의 하나인 그가 유독 주목의 대상이 된 것은 정권이 바뀔 때 마다 변색하는 카멜레온도 못 되고 김근태 의장을 고문했던 불운 때문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그가 7년간의 형을 마치고 석방되었을 때 마침 서울 방문 중이었다. 정말 모든 언론에서 큰 뉴스거리로 다루는 것을 보고 이는 ‘언론의 인권침해’가 아니라 ‘폭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하수인’으로 그 고문을 지시했던 유령(?) 밑에서 ‘고문 기술자’라는 별명을 받으며 몹쓸 짓을 했다. 하지만 그를 지시한 그 누구도 형무소에 갔다는 소리 못 들었다. 확실히 ‘유령’이었던 것 같다.
그는 검찰이 기소했고 판사가 7년형을 내렸고 검찰이나 시민단체나 그 어느 누구도 불복하지 않아 고등법원에 가지 않고 형이 확정되었다. 그는 돈이 많아 꾀병을 앓아 병보석된 것도 아니고 현 정권이 이쁘다고 감형도 안 했다. 꼬박 7년 형기를 마치고 석방되었다. 죄 값을 에누리 없이 다 치렀다는 말이다.
그는 이제 남편, 아버지, 할아버지로 평범하게 돌아가 살 권리가 있다. 더구나 그는 이제 깡패 두목, 마약 제조 판매, 부동산 금융사기 등등의 사람들처럼 다시 세상에 나와 재범을 일으킬 수 있는 사람도 이제는 못된다. 누가 그를 경찰로 다시 채용하겠는가.
그러한 그를 어떻게 TV 카메라에 얼굴 내고 또 대문짝 크기로 신문에 사진을 낼 수 있는가. 한국이 UN 총회에서 북한인권 규탄에 찬성표를 했다고 떠들썩했다. 잘 했다. 그러나 한 개인 개인의 인권을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고 그저 흥미 위주로, 또는 현재의 권력에 아첨하는 방식으로 기사나 방송을 보도 하는 자세는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많은 시민단체가 유독 이 문제에 대해서만은 너무 조용한 것이 이상하다.
이영묵/ 워싱턴 문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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