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 9일만에 극적으로 구조된 제임스 김씨의 부인 캐티(왼쪽 3번째)씨가 시아버지 스펜서 김씨를 만나자 울먹이며 얼싸안고 있다. 오른쪽은 생후 7개월된 둘째딸 사빈양이 구조대원에 의해 앰뷸런스로 옮겨지고 있다.
개스 바닥나자 타이어 태워 추위 견뎌
땡스기빙 연휴 보내고 귀가하던 길
악천후 속 야간 산악 통과하다‘차 고장’
나무열매와 비상식량으로 허기 달래
제임스 김씨 가족이 9일간 버틴 것 자체가 기적이었다.
지난 4일 오리건주 남서부 5번 프리웨이 서쪽 베어캠프 뷰포인트 지역에서 헬리콥터에 의해 구조된 오디오·전자제품 판매 웹진‘CNET’의 수석편집자인 한인 제임스 김(35)씨의 부인 캐이티 김(30)씨와 큰딸 피널롭(4), 작은딸 사빈(7개월)양 등 3명은 교통사고를 당한후 차안에서 비상식량을 먹으며 몸을 따뜻하게 유지하기 위해 타이어까지 태워가며 끝까지 생명의 끈을 놓지 않았다.
또 부족한 식량을 메우기 위해 김씨는 산속을 헤매며 야생 나무열매를 따와 가족의 허기진 배를 달랬다.
김씨 가족 3명이 발견된 장소는 산사자 등 맹수가 서식하고 있으며, 특히 겨울에는 주변도로가 눈으로 얼어붙어 차량의 통행이 뜸한 지역이다.
경찰과 구조대는 이같은 악조건 속에서도 생후 7개월된 유아를 비롯한 3명이 차 안에서 9일이나 버티고 생존했다는 사실에 기적이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김씨 부부는 밤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고지대 추위속에서도 남아 있는 자동차 개스를 최대한 아끼며 히터를 수없이 켰다 껐다를 반복하며 실내온도가 떨어지지 않도록 노력했고, 칭얼거리는 아이들에게는 부모의 따스한 다독거림으로 아이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왔다.
전문가들은 영하의 기온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체온저하로 인체의 모든 기능이 저하돼 사망으로 이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김씨 부부가 땡스기빙 연휴를 시애틀에 사는 친척들과 함께 보내기 위해 장도에 오른 것은 지난달 11월17일. 열흘 뒤인 27일 샌프란시스코의 집에 도착하는 일정의 자동차 여행이었다.
지난 28일 김씨 부부는 약속장소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고 이들의 실종소식은 곧바로 ‘CNET’동료 및 가족들에게 전해졌다. 이들 일가족이 실종 전 마지막으로 목격된 날은 지난달 25일. 장소는 포틀랜드에서 남쪽으로 160마일 떨어진 로즈버그에 있는 데니스 식당.
오붓하게 식당에서 가족끼리 저녁식사를 하고 크레딧카드로 식대를 계산한 김씨 가족은 비바람이 몰아치는 악천후 속에서 밤 9시께 식당에서 꼬불꼬불한 산길로 남서쪽으로 135마일 가량 내려가야 하는 해안도시 골드비치로 떠난 뒤 가족·친지들과 연락이 두절됐다.
이들 가족을 식당에서 목격한 한 미국인 고객은“김씨 가족이 식사하는 모습이 너무 행복해 보였다”며“날씨 때문에 밤길 운전은 위험하니 날이 밝으면 떠나라고 붙잡지 못한 것이 후회된다”고 말했다.
<구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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