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정 이후락 압력 탓”제기
창립자 이강석 목사, 진실화해위에 규명 요청
국가정보원의 전신인 중앙정보부가 1973~1974년 LA외환은행에 압력을 행사해 남가주 최초의 한인 비영리단체인 한국문화회관을 폐쇄시키는데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같은 의혹은 한국 진실화해위원회에 접수돼 진위여부가 가려질 전망이다.
LA총영사관이 지난 30일 마감한 한인들의 진실규명 신청 건수는 총 2건으로 항일운동사와 해외동포사 관련이다. 중앙정보부의 해외동포사회에 대한 공권력 남용은 한국문화회관의 창립자인 이광석 목사에 의해 접수됐다.
이 목사가 밝힌 진실규명 요청서에 따르면 LA총영사관에 파견된 중앙정보부 요원인 P모 영사는 ‘KD LEE 트레이딩 컴퍼니’의 대표인 이 목사를 이후락 당시 중앙정보부 요원의 정적인 김종필 당시 국무총리측 인사로 분류, 이를 못마땅하게 여기고 이 목사의 거래 은행인 LA외환은행에 영향력을 행사해 부당한 차압(Foreclosure)을 강요케 했다.
이 때문에 한국문화회관의 자금원 역할을 담당하던 이 목사 운영회사가 도산하며 1972년 남가주 최초의 한인 비영리단체로 정식 등록한 한국문화회관마저 운영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고 이 목사는 밝혔다.
이 목사는 30여년 전 사건에 대한 진실규명을 요청한 데 대해 “당시 중앙정보부 요원의 압력에 의해 피해를 당한 한인들이 많았다”며 “너무 오래된 일이라 신청을 하지 않을까 하다 진실화해위원회에서 LA를 방문, 접수를 받는다는 소식을 듣고 신청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1972년 김종필 국무총리로부터 국민훈장을 수여받기도 한 이 목사는 중앙정보부의 압력 가능성에 대해 “1973년 시애틀 공항에서 우연히 트루먼 대통령 추모식에 참석하기 위해 온 김 국무총리 일행과 조우한 일이 있다”며 “아마 이후락 직속인 중앙정보요원이 이 같은 일 등 때문에 김 국무총리측 인사로 오해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같은 의혹에 대한 진위여부는 당시 LA총영사관에 근무했던 소상영 당시 총영사 등 관계자들에 의해 입증될 것으로 보인다.
진실화해위원회에 당시 LA총영사를 이 사건의 증인으로 지목한 이 목사는 “LA총영사관에 파견된 또 다른 중정 요원이 사업체가 망한 직후 5,000달러를 도움받을 수 있도록 편지까지 써줬었다”며 “당시 LA총영사관에 근무했던 이들이 진실 여부를 입증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희망했다.
1970년 설립된 한국문화회관은 한국 문화를 미국인들에게 알리는 최초의 한인 비영리단체로 청와대 등으로부터 지원을 받기도 했었지만 이 사건 직후 잠정 폐쇄되기도 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으며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이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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