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성 물질에 중독돼 숨진 전 러시아 스파이 알렉산드르 리트비넨코의 시신이 담긴 관이 7일 런던 하이게이트 묘지로 운구되고 있다.
숨진 리트비넨코 접촉 전 FSB요원 혼수상태‘꼬리문 의혹’
암살배후 푸틴 등 거론
영국‘살인 사건’규정
영국 런던경찰청은 6일 러시아 연방보안부(FSB) 전직 요원 알렉산드르 리트비넨코의 사망사건을 ‘의문사’가 아닌 ‘살인’사건으로 규정했다.
FSB요원으로 활동하다 영국으로 망명한 리트비넨코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맹렬히 비난해온 인물로 방사능 물질 폴로늄210에 중독돼 지난달 23일 사망했다.
현재 그의 암살배후로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 ▲러시아 망명재벌 보리스 베레조프스키 ▲람잔 카디로프 체첸 총리 등이 거론된다. 리트비넨코는 1999년 300명의 사망자를 낸 러시아 아파트 폭발사건의 배후가 정부의 발표대로 체첸 무장세력이 아니라 FSB라고 주장하는 책을 냈고 이로 인해 블라디미르 푸틴의 눈밖에 났다. 그의 암살에 푸틴이 개입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반 크렘린 인사이자 러시아 망명재벌인 보리스 베레조프스키가 서방세계에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평판을 깎아내리기 위해 꾸민 살해극이라는 주장도 그럴듯하다. 공교롭게도 푸틴 대통령의 독일 방문 직전 반골성향의 러시아 여기자 안나 폴리트코프스카야가 살해됐고 리트비넨코 역시 유럽연합-러시아 정상회담 전날 밤 사망했다. 영국에 망명한 체첸 무장세력 대변인 아흐메드 자카예프와 절친한 관계였던 리트비넨코가 친 크렘린파인 람잔 카디로프 체첸 총리의 지시에 의해 제거됐을 가능성도 있다.
리트비넨코 사건은 시간이 지날수록 미로로 빠져들고 있다. 지난달 런던에서 리트비넨코를 만났던 전직 FSB 드미트리 코브툰이 7일 러시아에서 혼수상태에 빠졌다는 보도가 나온 것. 이번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됐던 코브룬이 또다른 피해자인지, 아니면 그의 입을 막으려는 ‘몸통’에게 당한 것인지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지난달 1일 런던의 밀레니엄 메이페어 호텔의 바에서 리트비넨코를 만난 사람은 코브툰을 포함해 안드레이 루고보이, 뱌체슬라프 소콜렌코 등 3명. 리트비넨코는 호텔바에서 이들을 20분동안 만난 후 집에 돌아와 쓰러졌다. 영국 경찰은 이들 3명을 용의자 겸 증인으로 보고 이번주 모스크바를 방문해 코브툰과 루고보이를 면담까지 했다. 하지만 코브툰이 러시아와 영국 경찰의 조사를 받은 직후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그가 용의자라기 보다는 리트비넨코와 같은 또다른 피해자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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