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외손자가 세상에 태어났을 때 나는 외할아버지로 무엇을 해줄까 생각을 해보았다. 오래 전부터 해오던 우표 수집은 별개로 하고 내가 자신 있게 할 수 있는 꽃과 관계된 것으로 외손자의 출생을 축하하기로 했다.
그래서 팜트리와 세고팜을 키우기로 하고 5년생들을 구입하여 현재 200여 그루와 선인장, 난, 다년생 화초 등 1,000여개의 화분을 매일 손질하고 물과 비료를 주면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20년 후 나의 외손자가 대학을 졸업한 후 큰 포부를 가지고 사회인으로 출발해서 이 세상을 배워나갈 때 이 나무들이 그의 인생과 사화를 위해 귀중한 자산이 됐으면 하는 바람에서 힘든 줄 모른 채 열심히 가꾸고 있다. 25년 전 미국에 올 때 막연하게 가졌던 꿈을 접어야 할 상황이지만 외손자에게서 희망을 보았기에 그의 미래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었으면 할 뿐이다.
주위에서는 “사서 고생한다”고들 하지만 내 스스로 선택한 길이니 후회는 없다. 내년에는 땅을 조금 구입해서 나의 능력껏 더 키울 계획을 갖고 있다. 며칠 전 유럽여행을 하면서도 나무들 걱정이 뇌리에서 떠나지 않아 이제는 장거리 여행은 하지 않으려고 한다. 미국에 정착해 살면서 딸에게 빚을 지고 사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면서 외손자에게 갚는 마음으로 나무를 키우고 있다. 딸이 세상에 태어났을 때 나는 결심했었다. 나의 가족은 내가 지키겠다고.
이향진/ 놀웍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