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드산 정상에서 수색작업을 벌이던 미군용기 치누크 헬리콥터가 태양이 기울기 시작함에 따라 수색팀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날 한명의 시신을 발견했다.
조난 9일 만에 정상 부근 동굴서
제리 쿡은 아닌 듯… 오늘 수색재개
지난 8일 오리건주 최고봉인 후드산(해발 1만1,239피트) 등반에 나섰다가 실종된 뉴욕거주 한인 혼혈인 변호사 제리 쿡(36)씨가 포함된 산악인 3명중 한명이 실종 9일만인 17일 후드산 정상 부근의 동굴 안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오리건주 당국은 이날 오후 3시40분께 정상 부근의 해발 1만1,000여피트 눈덮인 산속 동굴 안에서 실종자 3명중 1명의 시신을 발견, 군용 헬리콥터로 인양했다. 관계자들은 발견된 시신의 신원이 켈리 제임스(48·댈라스)일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하고 있으나 당국은 의료전문가 등의 정밀검사를 거친 뒤 공식발표를 할 예정이다. 나머지 실종자 2명은 이날 오후 6시 현재까지 아직 생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에 앞서 구조수색대는 이날 오후 2시5분께 역시 정상 부근에서 실종자중 한명인 제임스가 강추위를 피하려고 파놓은 것으로 보이는 또 다른 동굴, 동굴에서 바깥으로 연결된 발자국들, 동굴 안에서 손도끼 2개, 침낭, 로프 등 등산장비들을 발견했다.
오리건주 방위군 헬리콥터는 또 첫번째 동굴 근처에서 제임스가 구조를 요청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 보이는 ‘Y’자 모양의 로프도 발견했다. 전문가들은 산악인들이 산 속에서 실종될 경우 자신의 위치를 알리기 위해 이같은 모양의 로프를 만들어 내려놓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당국은 이날 오후 4시께(현지시간) 안전을 우려해 지상과 공중 수색요원들을 모두 철수시켰다. 수색작업은 18일 아침 재개될 것이라고 후드리버 카운티 셰리프국은 전했다.
후드리버 카운티 셰리프국에 따르면 실종자들은 지난 8일 후드산 정상 정복에 나섰다가 하산도중 폭설을 만났으며 10일 제임스가 셀폰으로 가족들과 통화를 한 후 연락이 두절됐었다.
이날 부인에게 전화를 한 제임스는 “현재 정상 밑자락에 위치한 눈 동굴 속에서 몸을 피하고 있으며 쿡과 홀은 구조를 요청하기 위해 나를 남겨두고 떠났다”고 말했다.
오리건주 당국은 지난 12일 제임스의 셀폰에서 짤막한 신호가 잡혔지만 시속 100마일을 넘는 강풍과 폭설 등 악천후로 인해 수색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16일까지 워싱턴주, 오리건주 등 태평양 연안지역에 지난 1993년 이후 최악의 폭풍이 몰아쳐 150만 가구가 정전되고 6명 이상이 숨지는 등 악천후가 계속됐으며 17일 날씨가 맑게 개자 본격적인 수색이 재개됐었다.
이들은 마운트 후드 북쪽 코스 경사가 50~60도에 달하고 모두 얼음으로 이루어져 있어 가장 험준한 코스로 정평이 나 있는데도 불구하고 빠른 이동을 위해 최소한의 장비를 챙겨갖고 산에 올랐다가 실종된 것으로 나타났다.
<구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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