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쪽 마늘을 하나하나 떼어 심으면 그 하나에서 다시 육쪽 마늘을 수확할 수 있고 감자를 토막 내어 심으면 그 한 조각에 감자가 주렁주렁 매달린다. 아주 유익한 분열이다. 그러나 그런 분열이 세상 이로운 것에만 일어나면 좋으련만 악성 바이러스, 암세포 등과 같이 해로운 것에도 일어나 생명을 위협한다.
우리네 사회도 유익한 분열과 해가 되는 분열이 공존한다. 전자는 넘쳐도 모자라고 후자는 하나도 벅차다.
연말이 되면 다사다난했던 한해를 정산하고자 각종 단체의 송년행사가 한창이다. 그와 더불어 다음해를 이끌어갈 단체장을 선출한다. 하지만 종종 그 과정이 쉽지 않다. 자신과 뜻이 다르면 안 되고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이 팽배하다.
이권에 따라 오히려 분열을 조장하는 경우도 있다. 친목회가 갈라지고 각종 동호회가 갈라지고 종교단체 상인회 등도 분열의 몸살을 앓는다. 강한 세 결집으로 차지하려는 아집이나 박차고 갈라나가는 매서움이 서로를 아프게 한다. 그로 인해 주변이 겪는 분열의 고통은 안중에도 없다.
분열에는 패자와 승자의 구분이 없다. 패자만 있을 뿐이다. 분열 후 재결합은 오랜 시일과 열정을 소모하여도 용이하지 않다. 사전에 분열의 불씨를 서로 제거하고 미리 화합의 지혜를 모아야 한다.
우리의 조국도 두 토막이 나있다. 그러기에 누구보다 분열의 아픔을 잘 알고 그 아픔에 신음하고 있다. 주고받은 상처에 원성은 하늘을 찌르지만 분열의 열정만큼 재결합의 의지는 강하지 못하다. 분단된 조국의 병폐가 군데군데 물집처럼 돋는다.
희망의 새해를 맞이하는 연말연시. 분열의 노기는 애써 참으며 절충안을 찾아 서로 뭉쳐 간다면 군소 단체뿐 아니라 동강난 조국도 쉬이 하나로 붙지 않을까.
고경호/시애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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