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보수 균형 대법원
보수화로 색채 바꿔
사임한 오코너 후임 지명
민주 반대로 근소차 인준
“이제 옛 대법원의 시대는 지나가고 새로운 대법원의 시대가 열렸다.” 워싱턴포스트가 연방 상원이 지난 1월31일 새뮤얼 얼리토 새 연방 대법관의 인준을 통과시킨 후 이를 보도하면서 사용한 표현이다.
신문이 대법관 한 명의 교체를 놓고 ‘새로운 시대’라는 표현을 사용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대법원의 이념적 균형이 깨지고 그 균형추가 보수쪽으로 기울었다는 것을 의미했다.
얼리토 대법관은 자진 사퇴한 샌드라 오코너 여성 대법관의 자리를 이어 받았다. 오코너는 대법원에서 보수와 진보의 균형 추 역할을 했다. 전체적으로 보수의 이념을 가졌으나 낙태와 소수민족 보호정책 등 일부 사안에서는 진보의 편에 섰었다.
그러나 오코너 대신 얼리토가 가세함으로써 대법원의 성향은 보수 5명, 진보 4명으로 조금 분명하게 보수의 색채를 띠게 된 것.
보수파의 대법원 장악은 20년 이상 보수파들이 추진해 온 집요한 대법원 탈환작전이 결실을 맺은 것이다. 보수파 율사들은 대법관의 과반수가 진보적 성향의 판사로 채워진 직후인 82년 대장정을 시작했다.
당시 보수파들은 ‘연방주의자 협회’라는 단체를 세우고 젊은 법학도 가운데 대법관 재목을 키우기 시작했다. 하버드, 예일대 등 명문 법대 대학원에 지부를 만들고 인적 네트웍을 다져 나갔다. 바로 얼리토 대법관은 이 길을 통해 길러진 인재였다.
종신직 대법관 9명으로 이뤄진 연방 대법원의 권한은 막강하다. 중요한 정치, 사회 현안의 최종 판정권을 갖고 있다.
대통령이 지명했을 당시 얼리토는 “대법관 지명을 큰 영광으로 받아들인다. 29년간에 걸친 공직생활 경험을 바탕으로 대법관으로서 책무를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얼리토 대법관 지명자 인준에 대한 상원의 표결은 당파적으로 찬반이 극명하게 갈렸었다. 상원은 58대 42의 표결로 그의 인준을 통과시켰다. 민주당 소속 의원 중 4명이 찬성했고 공화당 소속 의원 가운데 1명만이 반대에 가담했다. 표결 결과, 얼리토 지명자는 근래 대법관 인준 표결에서 야당 지지표를 가장 적게 받은 대법관이란 기록을 남겼다.
그는 2월21일 임신 말기 ‘부분 출산’ 낙태를 금지하는 연방법의 헌법 불일치 여부를 검증하는 판결에 참여, 대법관으로서 첫 임무를 시작했다.
1950년 4월1일 뉴저지주 트렌턴에서 태어났다. 프리스턴대를 졸업했고 예일대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0년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에 의해 순회 항소법원 판사로 임명됐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