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총과 구분 어렵고 범죄 악용 많아
미네소타·오리건·뉴욕주 등
‘공공장소 소지 금지’추진 전국 확산
추수감사절이었던 2003년 11월27일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북부에 위치한 한 아파트 단지에서 덴젤 스미스-그레이엄(당시 16세)이 한 경찰관이 쏜 총아 맞아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관은 어두운 아파트 계단에서 맞부딪친 스미스-그레이엄이 손에 총을 들고 있는 것을 알고 혼돈과 공포 속에서 그에게 총격을 가했다.
추후 조사 결과, 스미스-그레이엄이 갖고 있던 것은 장난감 총이었던 것으로 확인됐으나 그 경찰관의 행동은 정당방위로 인정을 받았다. 장난감 총이 너무나 진짜처럼 보였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공공장소에서 가짜 총을 소지하는 것을 법으로 제한하려는 흐름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전국에서 스미스-그레이엄 케이스와 같은 불행한 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미네소타주 세인트폴시는 공공장소에서 진짜처럼 보이는 장난감 총을 가지고 다니는 것을 불법으로 처리하는 법안에 마지막 손질을 가하고 있다.
법안을 제안한 리 헬겐 시의원은 “가짜 총과 진짜 총을 구별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며 “가짜 총이 범죄에 너무 많이 사용되고 있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올해 들어 첫 수개월 동안 세인트폴에서는 가짜 총이 사용된 강도 및 폭행사건이 최소 67건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센트럴 미주리대학에서 범죄학을 가르쳤던 은퇴 교수 앨런 샵은 “권총 강도범들이 사용하는 총기류의 6~10%가 가짜”라며 “이들은 체포될 경우, 총기소지 혐의를 피하기 위해 가짜 총을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리건주 비버톤시는 지난주 내년 1월22일에 공공장소에서 가짜 총 소지를 금지하는 것에 대한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공청회를 갖기로 했다. 달라스와 샌디에고시는 노점상의 가짜 총 판매금지를 고려하고 있다.
뉴욕주 록랜드카운티는 지난 1월 뉴욕시에 이어 가짜 총의 소지 및 판매를 불허하는 안을 법제화했다.
법집행당국은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환영의 뜻을 표명하고 있다. 미네소타주 애플밸리경찰국 스캇 존슨 국장은 “어둠속에서 누군가가 들고 있는 정교하게 만들어진 총이 진짜인지 가짜인지를 순식간에 판단해야 하는 경찰관들을 상상해 보라”고 말했다.
<황동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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