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ESL부터 미국 성인 고교과정을 대부분 히스패닉 학생들과 공부했다. 지금은 캘리포니아 교사시험에 합격해 백인 교사들과 공부하고 있지만, 지난주 카운티 교육국 이중언어 교사 훈련 프로그램에 참석하니 모두 히스패닉 교사였고 나 혼자만 한인이었다.
히스패닉들과 가까이 지내며 느낀 바를 나누고 싶다. 내가 ESL 공부할 때 1등 하던 학생은 웨이터 하던 히스패닉 남학생으로 온순하고 착한 젊은이였다. 한번은 차가 없던 나를 도와주기 위해 그 학생이 한인타운을 운전했다.
사거리에서 그의 고물차가 직진 차로에 있었는데, 갑자기 한인이 탄 렉서스가 옆에서 튀어 들어와서는 자기가 먼저 가야 한다며 거칠게 우겨대는 것이었다. 그 억지가 내가 봐도 어처구니가 없었으며 “한인이 저토록 악할 수가 있는가” 싶었고 히스패닉 청년에게 너무나 미안했다.
한인들이 돈푼께나 있다고 자기 잘못임에도 히스패닉들에게 뒤집어씌우고 욕을 하며 함부로 대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히스패닉들과 사귀어보면 한인들보다 돈이 없다 뿐이지 그들은 영어도 훨씬 더 잘하고 친절하게 남을 도와주는 따뜻하고 좋은 사람들이다. 이중언어 교사 프로그램에서 만난 히스패닉 교사들도 대부분 연장자를 존중할 줄 알고 좋은 가정교육을 받고 자란 따뜻한 진정한 교육자들이었다.
내가 외국인이고 연장자라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부탁하지 않아도 도움이 되는 정보를 카피해 와서는 내게 제일 먼저 건네주는 착한 선생도 있었다. 강사 역시 히스패닉 할머니였는데 프로그램 끝날 땐 한인인 나만 껴안아 주었었다.
대부분 천주교 신자인 히스패닉들을 보다 보면 우리도 이런 따뜻하고 친절하고 착한 사람들을 본받아야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서충임/ 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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