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들 입대 열풍
이라크전쟁 등 영향 미국인들 입대 기피 불구
시민권·보너스·학비 혜택 늘어 지원 잇따라
지난 2003년 11월 군에 입대한 강모(26)씨. 두 차례에 걸쳐 이라크에 파병돼 2년을 보낸 강씨는 제대 후 항공 관련 분야에서 일할 꿈을 키우고 있다. 헬리콥터 정비병으로 근무하며 익힌 노하우를 활용, 전문직으로 진출할 기회가 많기 때문이다.
사상자가 속출해 ‘수렁’으로 비유되는 이라크 전쟁의 여파에도 불구하고 한인 입대자는 줄지 않고 있다. 오히려 한인 등 이민자 커뮤니티에서는 전쟁을 기회로 늘어난 군 입대에 따른 혜택에 따라 입대자가 늘고 있다.
이민정보센터가 지난 11월 발표한 미국내 외국인 군인 통계(2005년 1월 기준)에 따르면 영주권자로 군에 입대한 한인은 1,936명으로 필리핀 등에 이어 4위로 불과 2년 사이에 3배 이상 급증했다.
LA한인타운을 관할하는 할리웃 모병소 등의 모병관들은 이라크 전쟁 사망자가 2,000명을 넘어섰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6개월 동안 모병 현황은 이전과 큰 차이가 없으며 전체 모병자의 절반 가까이가 한인이라고 밝혔다.
할리웃 모병소의 한 모병관은 “한인의 경우 실제 입대 시험에서 떨어지는 사람도 적지 않아 실제 군 입대를 희망하는 한인은 모병현황보다 많다”며 “최근 모병된 40명 중 절반 이상이 한인”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전쟁특수’는 이민자없이는 전쟁을 치를 수 없는 국방부의 다급한 상황과 연결되어 있다. 지난 11월 발표된 이민정책센터의 보고서는 “이민자없이는 국방부의 모병 목표가 달성될 수 없다”고 밝혔다. 실제로 9?11테러가 발생한 2001년을 기준으로 지난 4년 동안 군에서 시민권을 딴 이민자는 불과 3,053명에 불과했으나 이후 4년 동안은 약 5배에 달하는 1만4,210명이 시민권을 획득했다.
모병관들은 이민자들의 입대 러시에 대해 전쟁으로 바뀐 각종 혜택이 유인책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금은 제대시 받는 금액의 50%까지 늘어났으며 학생 융자는 최대 6만5,000달러, 큰 폭으로 늘어난 보너스가 이민자들의 발길을 군으로 끌어 들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영주권 취득 후 5년이 소요되던 시민권 취득 기간 단축도 테러와 전쟁 이후 영주권자임에도 불안해 하는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그러나 실제 군 입대를 하는 한인들은 각종 혜택보다 ‘군 입대=주류 사회 편입’의 기회라고 강조한다. 고교 졸업 후 지난 2005년 군에 입대한 한인은 “군에 입대하고 제일 힘들었던 점이 미국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이었다”며 군 입대는 폐쇄된 이민자 커뮤니티에서 벗어나 삶 자체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는 기회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한인 모병관들은 이라크 전쟁의 악재에도 불구하고 한인 모병은‘무풍지대’라며 식지 않는 한인들의 입대열기를 설명했다.
<이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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