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지 않은 여자 목사로 아이들을 9명이나 키우는 언니의 이야기가 보도된 후 엄청난 반응이 있었다. 말로 위로하는 사람, 궁금해서 묻는 사람, 찾아와서 자기 아이들과 함께 놀아주겠다는 사람… 별별 사람이 다 있었다. 참 고맙고 따뜻한 사람들이다.
한인들은 마음이 따뜻하다. 또한 감정적이다. 그런가 하면 우리는 전쟁을 치른 민족이기에 부모 없이 자라는 아이들을 고아라고 하여 도와준 경험이 있다. 그러기 때문에 부모와 함께 살지 못하고 다른 사람 손에 키워지게 되면 모두 고아라고 생각하며 불쌍히 여긴다.
그런데 여기 미국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전쟁이 아니어도 부모와 살 수 없는 아이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 어떠한 이유에서든 부모와 함께 살 수 없는 사정이 있는 것이다. 그런 아이들과 함께 하는 집이 우리 집이다.
이민사회에서는 노력하고 살아도 일이 잘못되는 경우가 너무 많다. 한인 부모 어느 누구도 자식을 남에게 맡기고 싶은 사람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는 사정이 생겨서 부득이 남에게 맡겨야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 아이들은 법적으로 기를 수 있는 자격을 갖춘 집에만 맡기게 되어 있다. 어느 정도 가정도 안정되고, 빈방이 있어야 하고 교육을 받아서 자격증을 소지해야만 이 일도 할 수 있다.
한인사회에는 우리 아이들과 같은 아이들은 많은데 맡길 만한 자격을 갖춘 사람이 드물다. 특히 남가주에서는 한인 아이들이 멕시칸이나 아프리칸-아메리칸 등 타민족 가정에 맡겨지고 있다.
그렇게 되면 아이들은 음식, 언어, 생활습관에서 차이가 나기 때문에 많은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보호를 받는 것보다 스트레스를 더 많이 받아 ‘미치겠더라’는 아이들의 경험담을 종종 듣는다.
우리 집 아이들은 참 착하다. 그리고 정말 예쁘다. 내년이 되면 3명이 고등학교를 졸업한다. 부모와 떨어져서 산다고 모두 불쌍한 것은 아니다. 전쟁고아처럼 생각해서는 더욱 아니 되겠다. 부모와 함께 살아도 행복하지 않은 아이들을 많이 본다.
이곳에 있는 아이들은 버려진 아이도 아니요, 함께 놀아주면서 외로움을 달래주어야 할 아이들도 아니다. ‘버려졌다’는 말도 적당하지가 않다. 아무리 버려진 아이들이라느니, 불쌍한 아이들이라느니, 하는 말은 사용하지 말아달라고 부탁을 해도 한인들의 정서는 그렇지 않은가 보다. 일단 부모와 함께 살지 않으면 버려진 아이요, 불쌍한 아이들이라 말한다.
사실은 그런 말들이 아이들을 슬프게 한다. 버려진 아이들이 아니다. 사는 것이 좀 다를 뿐이다.
그렇다고 도움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울타리선교회 자체가 자립할 수 있는 넉넉한 곳이 못된다. 내 집이 아니어서 쫓겨날 때도 여러 번 있었고, 내 집이 아니기에 자유스럽지 못한 부분이 정말 많다. 계약기한이 되면 많이 불안하다. 아이들이 많으니 세 얻기도 쉽지 않다.
성 다른 사람들이 오순도순 모여 살아가는 우리와 같은 가정이 늘어가길 원한다. 생각할 수 없는 보람이 마음에 자리 잡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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