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이다. 아기예수가 탄생한 인류 구원의 날이다. 이날은 무릎을 끓고 선하고 아름다운 것을 구하려는 간절함으로 기도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를 구원하시는 은혜의 감동에 뜨거운 눈물을 흘려야 되리라.
감동은 생명의 환희도 아니요 명예나 돈도 아니다. 다만 우리들을 구원하시려는 하나님이 보내신 메시아의 탄생, 바로 그 감동이다. 감동이 메마른 사람은 빈 껍데기다. 그는 언제든지 사그라질 것이고 사랑조차도 감동 없는 사랑은 위선으로 낙인 찍힌다.
성경에는 아기예수가 탄생했을 때 동방박사들이 경배하러 왔다고 기록되어 있다.
동방박사의 이름과 숫자는 언급되어 있지 않지만 그들이 드린 3가지 예물로 미루어 보아 3명으로 짐작한다.
7세기 때부터 전해오는 전통에 의하면 이들은 가스파르, 멜쉬오르, 발타자르라고 전해졌다. 이들이 드린 예물 중 황금은 우리의 왕으로서 권위의 상징이고 몰약은 예언자로서 고난을 상징하며 유향은 예수님이 우리의 제사장 역할을 한다고 되어있다.
프랑스 작가 미셀 트르니에가 쓴 ‘동방박사와 헤롯대왕’이라는 소설에 네 번째 동방박사 이야기가 나온다. 인간은 모두 각자의 문제를 안고 있으며 왕들도 예외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 소설에서 흑인왕으로 나오는 가스파르는 ‘사랑’때문에, 멜쉬오르는 잃어버린 ‘왕위’때문에, 발타자르는 ‘학문과 예술’ 때문에 메시아를 찾는다.
그들은 헤롯왕이 제시한 방법과 틀린 해결법을 아기예수의 만남을 통해 받게된다. 상처받은 사랑에 가스파르는 함께 나누는 사랑이 진짜 숭고한 사랑임을 알게 되었고 발타자르는 일상에서 예술을 발견하는 섬세한 방법을 깨달았고 멜쉬오르는 비폭력의 위대함과 상대를 용서하는 방법을 배우며 마음에 평안을 얻는다. 네 번째 동방박사인 망갈로르의 왕자 타오르는 피스타치오 열매로 만든 터키 과자 제조법을 알고자 메시아를 찾아 나선다. 늦게 출발한 탓에 예수 탄생을 볼 수 없게 되었다. 끝내 지상에서 메시아를 만나지 못한다.
그러나 그는 메시아를 찾기 위하여 자신의 모든 재산과 부귀를 버리고 가난한자, 슬픔에 잠긴 자, 억압 받는 자, 병들어 쓸어져 가는 소외된 사람들을 찾아 자신을 불사른다. 생판 모르는 타인을 위해 소금광산에서 노예로 있다가 예수 소식을 접하게 된다. 눈물을 흘리며 최초로 예수의 성체를 받아 모신 뒤 하늘로 들려 올려 진다는 이야기다.
이 암울한 시대를 위하여 과연 5번째의 동방박사는 존재했는가.
그날 아기예수가 태어난 순간에 세기의 피바다를 예언한 채 묵묵히 메시아를 경배하며 광야로 떠나간 5번째의 동방박사가 혼돈의 시대에 구원의 길을 열고자 올 것이다.
이라크에서 많은 양민들이 죽고 3,000명이 넘는 미국 젊은이들이 저 세상으로 떠났고 지금도 여전히 죽어가고 있다. 이렇듯 전쟁의 폭력 앞에는 생명의 존재는 아무 가치가 없는 것인가.
동방의 작은 나라에서도 심상치 않은 악재가 쏟아져 온다. 북한의 핵무기는 새로운 국면을 야기 시킨다. 준비되지 않은 통치자의 도덕적 위기는 부덕한 정치의 위기로 치닫고 있다. 동방 예의지국에서 ‘깽판’이란 용어가 무질서하게 들끓어 오더니 요즘에는 분열된 악습의 모양을 보게 된다.
남북이 분단되어 아픔으로 응어리진 우리 가슴에 아물지 않은 피멍울을 보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이런 혼란스런 시기에 다섯번째 동방박사를 떠올리게 되는 것은 무슨 이유에서 일까.
안주옥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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